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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롱(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 노인정스? 우리가 있다!
KT 위즈의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 이강철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이번 캠프에서 세운 확실한 목표가 있다. 어떻게든 '쓸만한 내야수'를 만들어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1~2년은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야구는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래도 봐야 한다. 팀 리빌딩 체계를 건강하게 만들어놓지 못하면, 오랜 기간 암흑기에 빠질 확률이 커진다.
그래서 이 감독이 이번 캠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자신이 언제까지 KT 감독을 할지 모르지만, 팀 미래의 뼈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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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내야수 5총사가 그래서 '곡소리'를 내고 있다.
주인공은 천성호(28), 권동진(27), 강민성(26), 윤준혁(24), 유준규(23). 원래 천성호, 권동진, 강민성, 윤준혁이 집중 조련 대상이었는데 이번 캠프에서 유준규까지 합세했다. 외야 글러브만 들고온 유준규는 내-외야를 모두 겸해보라는 이 감독의 지시에 따라 박경수 QC 코치 글러브를 빌려 '내야 특공대'에 합류했다.
안쓰러울 정도로 강훈이다. 오전 8시30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정규 훈련을 모두 소화한다. 정규 훈련 중 이 5명 만을 위한 특별 수비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정규 훈련 후 엑스트라워크에 이 선수들은 빠지는 적이 없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잠시 휴식 후 이어지는 야간 훈련도 100% 출석한다. 이 야간 훈련이 '죽음의 훈련'이다. 오로지 이 5명에 집중된 펑고가 1시간 넘게 이어진다.
코치들도 힘들다.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 박기혁 수비코치, 박경수 코치도 열심이다. 쉬지 않고 하루 종일 펑고를 때리고, 공을 받는다. 어떻게든 KT 미래를 만들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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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진은 유격수와 2루수를 다 소화한다. 기본기가 가장 탄탄하다. 수비 능력으로만 보면 이 5명 중 1등이라는 것이 박기혁 코치의 평가.
강민성은 3루 백업이 가능한데, 수비가 눈에 띄게 늘어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훈련을 지켜보면 미트질이 능숙해졌다. 파이팅도 좋다.
윤준혁은 대형 유격수의 향기를 풍긴다. 키도 크고, 체구도 좋은데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다. 펀치력도 있다.
유준규는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 이미 이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유한준 타격코치는 "타구를 그라운드 전체에 보낼줄 아는 능력이 있다. 1군에서 충분히 통할 타격"이라고 칭찬했다.
선수들은 "힘들지만, 실력이 는다는 느낌에 힘든줄 모르고 훈련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중 1군 엔트리에 들 수 있는, 더 가깝게 오키나와 2차 캠프에 갈 수 있는 인원은 한정돼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사실 우리끼리 경쟁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의식하지는 않는다. 그저 같이 훈련하는 게 즐겁기만 하다"며 밝게 웃었다.
멜버른(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