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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FA는 차갑다.
이번 KBO리그 FA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매우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유격수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유틸리티 내야수 류지혁은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26억원에 계약했다. 유격수 하주석은 한화와 1년 총액 1억1000만원에 계약했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STATIZ) 기준 2024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가 심우준은 0.64, 하주석은 0.25다.
최고점을 비교한다면 심우준은 2019년 2.92를 기록했고 하주석은 2021년 2.93을 기록했다.
나이 또한 심우준이 1995년생, 하주석이 1994년생으로 유의미하게 차이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달랐던 점은 수요였다. 철저한 '강약약강'의 논리가 FA 시장을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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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석은 친정 한화가 자신과 같은 포지션인 심우준을 덜컥 영입하면서 거취가 애매해졌다. 하필 남은 9개 구단도 굳이 유격수를 영입할 필요가 없었다.
하주석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처지가 아니었다. 구단이 절대 갑이 됐다. 원했던 선수를 모셔올 때와 다르게 이런 상황에서는 냉철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 이 마저도 선심을 쓰는 듯한 모양새로 흘러간다.
하주석은 국내 FA 계약으로는 흔치 않은 단 1년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이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올랐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한화는 '하주석과 계약으로 내야 뎁스를 한 층 더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주석은 "계약이 완료돼 신구장에서 한화이글스 팬 여러분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며 "겨울 내내 개인운동으로 준비를 잘 해왔다. 책임감을 갖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FA 시장에는 아직 하주석과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이 4명이나 남았다. B등급 투수 이용찬과 C등급 내야수 서건창, 투수 문성현, 외야수 김성욱이 고독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