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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LA 다저스에서 세 시즌을 뛰고 일본행. 외야수 쉘던 노이지(30)는 2023년, '재팬드림'을 머리에 그리며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연봉 130만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47경기에 출전한 경력 덕분에 100만달러가 넘는 계약이 가능했다.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재팬드림은 지속되지 못했다. 한신은 지난 10월 24일 노이지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었다. 올 시즌 4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리-1홈런-8타점에 그쳤다. 지난 5월 1군 등록이 말소된 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올해 한신은 외국인 타자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 투수 수준이 높아 메이저리그 경력이 제법 화려해도 성공하기 어렵다. 예전에는 정교한 제구와 포크볼 등 변화구가 강점으로 꼽혔는데 구속까지 좋아졌다. 최근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외국인 타자 다수가 다년간 일본에서 적응 과정을 거친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선 일본프로야구를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트리플A 수준으로 평가한다.
프로필이 눈에 띈다. 메이저리그 출전 경력이 없다. 2014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시작해 주로 싱글A, 더블A에서 뛰었다. 그는 2019년 애리조나 산하 더블A팀 소속으로 98경기에서 타율 2할3푼6리-11홈런-44타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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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난데스는 올해 멕시코리그에서 활약했다. 8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3리-22홈런-71타점을 올렸다. 한신 구단 관계자는 "장타력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내 능력을 믿고 뛸 기회를 준 한신 구단에 감사한다"고 했다.
눈에 띄는 게 하나 더 있다. 연봉이 30만달러(약 4억4000만원)다. KBO리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저연봉이다. 요즘 KBO리그의 웬만한 외국인 타자는 첫해 연봉 상한선 100만달러(약 14억8000만원)를 꽉 채워 계약한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는 일본에서도 육성이 아닌 정식 계약선수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금액이다.
지난해 우승팀 한신은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어 센트럴리그 2위를 했다. 화려함은 덜 하지만 전력이 탄탄하다. 내외야 거의 전 포지션에 주전 선수가 버티고 있다. 1루에는 FA로 잔류한 중심타자 오야마 유스케, 3루에는 4시즌 84홈런을 친 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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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한 자리만 경쟁 구도다. 팀 내 최고 연봉자인 지카모토 고지가 중견수, 프리미어12 일본대표팀 4번 타자 모리시타 쇼타가 우익수다. 좌익수 자리를 놓고 에르난데스가 일본 선수들과 경쟁한다. 구단 관계자는 "경쟁이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후지카와 감독이 원하는 경쟁이다"고 했다.
과거 한신은 KBO리그를 경험한 외국인 타자들에 투자했다. 2018년 한화 이글스 출신 윌린 로사리오, 2021~2022년 KT 위즈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가 한신에서 뛰었다. 특급 대우를 받았다. 로사리오는 연봉 350만달러(약 51억7000만원)를 받았다. 한 시즌 20홈런을 넘긴 메이저리그 경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KBO리그 MVP 출신 로하스는 2년 550만달러(약 81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두 선수 모두 참담한 성적을 남기고 짐을 쌌다. 일본야구에 적응하지 못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떠났다. 이전 리그 성적은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걸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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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