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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결국 옵트아웃 결정을 철회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이날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시작된 메이저리그 단장미팅에 참석해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선수이자 에이스가 남아주기를 바랐다. 그 역시 떠나고 싶어하진 않았다"며 "우리는 바늘에 실을 꿰어 계속 사용하려는 노력에 대한 건강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언제든 더 깊은 대화를 나누자고 했다"고 밝혔다.
콜은 지난 2019년 12월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역대 투수 최고 몸값을 가져다 준 계약이다. 한데 당시 그는 5년 뒤 옵트아웃 권리를 부여받았다. 대신 양키스가 1년 3600만달러를 더 주면 잔류한다는 조건을 넣었다.
MLB.com은 이에 대해 'MLB와 선수노조는 양측이 5년째 옵션을 포기하기로 합의하면서 본질적으로 콜이 한 번도 옵트아웃을 한 적이 없는 것처럼 번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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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은 당초 양키스가 잡지 않더라도 시장에 나가면 더 두둑한 조건의 FA 계약을 다시 맺을 수 있다고 봤지만, 양키스의 설득에 그 의지를 접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키스의 '설득'이란 일단 기존 계약대로 가고 언제가 됐든 향후 연장계약을 새롭게 체결하자고 제안했을 수 있다.
양키스 구단 입장에서는 기존 계약에 1년 3600만달러를 더 붙이는 게 '과잉 투자'로 판단했다는 뜻이 된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콜이 하락세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계약기간을 같은 가격으로 더 늘리는 건 사실 무리다. 그렇다고 여전히 에이스인 콜을 그냥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시간을 갖고, 즉 콜이 특급 에이스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줄 때까지 연장계약을 미뤘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콜에게도 양키스는 매력적인 구단이다. 작년 생애 첫 사이영상을 받았고, 올해는 월드시리즈 무대를 경험했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전력, 실력만 보인다면 원하는 돈을 얼마든지 줄 수 있는 재정 능력을 갖춘 팀이 양키스라는 사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터.
콜이 만약 올시즌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면, '옵트아웃→1년 3600만달러 추가'의 수순으로 이날 딜이 완성됐을 것이다. 양키스 구단의 설득 작업에 이 일은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일각에서는 콜이 시장에 나가봐야 5년 1억8000만달러 계약을 찾기 어렵고, 현재의 4년 1억4400만달러 조차도 과분한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양키스가 1년 3600만달러를 더 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한 마당에 콜이 더 버티지 못하고 옵트아웃을 취소한 이유다.
콜이 팔꿈치 부상을 입어 지난 6월이 돼서야 시즌을 시작했다는 점을 들여다봐야 한다. 콜은 복귀 후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후 13차례 등판서는 평균자책점 2.67로 안정을 찾았고,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2.17로 에이스 위용을 자랑했다.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서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지 않아 5실점한 건 이번 연장계약 이슈와는 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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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스피드 하락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콜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22년 97.8마일, 지난해 96.7마일에서 올시즌 95.9마일로 해마다 1마일 정도씩 감소했다. 높은 탈삼진율과 빠른 공은 콜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두 부문서 모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일단은 34세를 넘긴 나이 탓이라고 본다.
일단 양키스는 콜을 잡아둠으로써 로테이션 약화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FA 시장에서 수준급 선발을 영입할 공산이 커 보인다. 지난 겨울 접촉했던 블레이크 스넬과 지난 여름 트레이드 대상이었던 잭 플레허티가 양키스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