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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직구를 노리는 타이밍, 거기서 들어온 실투.
운명의 4차전. 투수전이었다. 5일을 쉰 삼성 레예스, 9일을 쉰 LG 엔스 모두 힘이 넘쳤다. 여기에 양팀 타선이 맥을 못췄다. LG는 준플레이오프부터 5차전까지 혈전을 펼친 충격이 이어졌다. 타자들 방망이가 무뎌진 게 눈에 띄었다. 밀리는 타구가 속출했다. 염경엽 감독이 "타자들 타이밍이 늦는 게 보일 정도"라고 했다.
삼성은 체력 문제는 아니었겠지만, 주포 구자욱이 빠진 데다 전 경기 영봉패의 부담을 받는 듯 했다. 엔스의 구위가 워낙 좋기도 했다. 101번째 공을 152km(전광판 기준)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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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은 7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간단히 처리했다. 대구에서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아보였다. LG팬들을 기대케 했다.
이어진 8회. 선두타자는 강민호였다. 손주영의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2B 후 파울 1개. 여기서 146km 직구가 패대기로 들어왔다.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 손주영은 변화구보다 직구의 힘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 선두 타자가 나가면 부담이었다. 무조건 카운트를 잡아야 하는 순간. LG 배터리의 선택은 직구일 수밖에 없었다. 힘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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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포수로 중심타자로 산전수전 다 겪은 강민호가 이를 놓칠리 없었다. 먹이를 기다리는 사자처럼 잔뜩 움크리고 있었다. 그 직구가 왔다. 홈런 치기에 완벽한 한복판 높은 코스였다. 147km 빠른 공이라도 힘 있는 강민호가 노리고 있었다면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타이밍의 스윙, 그리고 130m 대형 홈런. 왜 강민호가 이렇게 오래 중심 선수로 야구를 하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손주영은 팔에 문제가 있는지, 김지찬을 상대하지 못하고 더그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는데, 3일 휴식 후 등판이 무리수가 됐을 수 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