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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 14일 일본 에스콘필드 홋카이도에선 이채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조 감독과 인사를 마친 요시이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 선 니혼햄 선수들에 손을 흔들며 다시금 선전을 기원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패한 지바 롯데 선수들 일부도 니혼햄 벤치 쪽을 향해 모자를 벗어 올리거나 손을 흔들며 예를 표했다.
지바 롯데는 퍼시픽리그 3위로 클라이맥스 시리즈 1라운드에 진출했다. 2위 니혼햄이 1승을 안고 출발한 가운데, 지바 롯데는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업셋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내리 2경기를 패하면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는 결과. 하지만 패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퍼시픽리그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기다리고 있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하는 니혼햄의 건투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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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농사의 마무리인 가을야구. 승자와 패자의 명암은 극명히 엇갈린다. 모두가 결과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사령탑의 속마음은 숯처럼 검어질 수밖에 없다. 이럼에도 탈락이라는 아픈 결과를 뒤로 하고 보여준 요시이 감독과 지바 롯데 선수들의 품격은 찬사를 받기 충분했다.
이런 모습은 KBO리그 가을야구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 끝에 패한 KT 이강철 감독이 고교 1년 후배인 LG 염경엽 감독을 찾아가 축하 인사를 건넨 바 있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하는 프로의 세계, 패배의 아픔을 뒤로 하고 승장을 축하하는 패장의 마음 씀씀이는 그만큼 빛날 수밖에 없다. 그라운드만이 연출할 수 있는 낭만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