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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솔직히 어떻게 쳤는지 기억을 못할 정도로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었던 것 같다."
나성범은 1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5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 1안타가 역전 투런포였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 4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플라이, 7회초 세번째 타석에서 1루수앞 땅볼로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전혀 공략을 하지 못했던 나성범이었다. 나성범 뿐만 아니라 다른 타자들도 최원태에게 꽁꽁 묶였던 상황.
2위 LG와의 중요한 3연전의 첫 경기. 패배 앞에서 나성범의 역전 투런포로 인해 LG와의 거리를 5게임차로 늘려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나성범은 "무사 3루에서 소크라테스가 동점을 만들어 주고 내가 첫 타자로 나갈 줄 알았는데 소크라테스가 땅볼로 아웃되는 바람에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내야수들이 전진수비를 해서 외야 플라이만 쳐야겠다는 약간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었다"라고 했다.
직구만 노렸다. "유영찬 선수가 직구가 좋은 투수여서 직구에 늦으면 안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들어갔었다"는 나성범은 "초구에 파울이 났는데 타이밍이 늦었다.그래서 더 타이밍을 빨리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었다"라고 했다.
보통 홈런을 칠 수 있는 코스가 아니었다. 몸쪽 모서리 쪽으로 온 볼을 홈런으로 쳤기 때문. 나성범은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를 정도였다"며 "오늘 대부분 바깥쪽으로 공이 왔었는데 몸쪽으로 온 공에 나도 모르게 방망이가 나갔던 것 같고 그게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의 농담 덕분일까. 그 농담대로 됐다.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그냥 편하게 쳐라고. 못치면 지면 된다고 하셨다. 장난으로 말씀하신건데 나에겐 책임감이 생겼다"라며 "감독님께서 항상 믿고 내보내 주시고 꾸준히 믿음을 주시기 때문에 좀 더 많은 보답을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은데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런 경기서 믿음에 보답을 해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밝게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