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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50㎞ 이상의 압도적인 직구는 야구의 '낭만'이다. 하지만 반드시 타자를 압도해야만 좋은 투수인 것은 아니다. 빠른 승부로 상대를 압박하고, 범타를 이끌어내며 긴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가 더 높게 평가받는 경우도 많다.
다만 맹점이 있다. '범타'를 이끌어내려면, 야수들의 안정된 수비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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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롯데의 실책은 전날 기준 75개로 전체 3위. 하지만 낙구지점을 놓쳐 안타가 되거나, 야수의 선택이 잘못되거나, 협살에 실패하거나, 병살타성 타구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등 아웃카운트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개개인의 수비력도, 전체적인 호흡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0-0으로 맞선 3회초, 롯데는 NC 천재환 김형준의 연속 안타에 이은 김주원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김형준의 타구가 빗맞은 안타이긴 했지만, 여기까진 어쩔 수 없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NC 박민우의 좌중간 안타 때 롯데 수비진의 대처가 너무 느슨했다. 3루까지 가는 1루 주자는 타이밍상 어려웠지만,박민우가 재빨리 2루까지 파고든 것은 예상 밖이었다. 전력으로 수비하지 않은 좌익수 레이예스도, 타자 주자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 2루수 고승민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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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빠진 윌커슨은 데이비슨과 권희동에게 잇따라 적시타를 내줬고, NC는 3회를 4득점 빅이닝으로 연출했다. 5~6월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하던 윌커슨이 7월부터 다소 힘이 빠지긴 했지만, 이 같은 허수가 적지 않다.
5회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데이비슨과의 2루 경합에서 공이 빨랐지만, 결과는 세이프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 권희동의 적시타 때 데이비슨은 무난하게 홈을 밟았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병살 처리는 깔끔했지만, 이미 윌커슨이 5점을 내준 뒤였다. 0-4에서 터진 고승민의 솔로포는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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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라면 이겨내야한다. 하지만 롯데팬들은 팀을 옮기면서 괜찮은 에이스급 투수에서 리그 MVP로 변모한 조시 린드블럼이란 이름을 아프게 기억한다. 윌커슨 역시 팀이 바뀌었다면, 지금보다 한층 평가가 높았을지도 모른다.
사직예수가 내년 사직에 있을지도 미지수다. 1989년생인 윌커슨은 댄 스트레일리(전 롯데)와 동갑으로, 올해 이미 35세다. 그의 나이는 이미 지난해 재계약 여부를 논할 때도 고민거리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