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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바꾸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물으셨는데…."
양현종은 최재훈에게 홈런을 맞은 뒤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후속타자는 요나단 페라자. 그 때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모든 전력 공급이 끊겼다. 폭염으로 인해 과부하가 생겨 전기가 나간 것.
전기는 4분 만에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예열 등 과정으로 약 30분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양현종은 고개를 저었다. 더 던지겠다고 했다.
어깨를 식히지 않기 위해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 들어가지 않고 폭염으로 달궈진 그라운드에서 꾸준하게 몸을 풀었다. 38분 뒤 전기가 들어왔고 양현종은 페라자를 삼진 처리했다.
결국 양현종은 이후 실점 없이 6이닝을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은 5회까지 4점을 내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결국 7대3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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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기를 마친 뒤 이 감독은 "경기가 도중에 중단되어 흐름이 한 차례 끊기긴 했지만 양현종 선수가 끝까지 6이닝을 책임져 주며 오늘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베테랑으로서 끝까지 책임감을 잃지 않은 모습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양현종은 "연패 중에 나가서 부담이 많이 됐는데 선수들 전부 연패를 깨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연패가 길어지면 순위를 유지하는 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던졌던 거 같다"고 했다.
2회 정전 상황에 대해 양현종은 "금방 불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바꾸는 게 낫지 않냐고 하셨다. 그래도 선발로 던지는 경기만큼은 (일찍) 바꾸고 싶지 않았다"라며 "어제 중간 투수도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내가 최대한 컨디션 조절하면서 던지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크게 무리는 안 갔다"라며 "최대한 라커룸에 안 들어가려고 했다. 라커룸으로 들어가면 찬바람 에어컨도 있고, 땀이 식으면 좋지 않다. 날씨가 더워 최대한 밖에서 걸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KIA는 양현종이 등판한 21경기에서 17경기를 승리했다. 양현종의 승리는 8승이었지만, 팀 자체로는 웃는 날이 많았다. 양현종 역시 이 기록을 반겼다. 양현종은 "내가 나가는 경기에 팀이 진 적이 거의 없다. 저도 그런 운이 많이 따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등판하는 날에는 야수들이 정말 집중한다는 모습을 느꼈다. 그래서 이런 승률을 유지하고 싶다"라며 "내가 나가는 경기는 내가 이기지 않더라도 좋은 승리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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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패에서 탈출하면서 KIA는 LG와 승차를 5.5경기 차로 벌리며 선두 질주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양현종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연패를 해서 무거운 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고참들이 '1위를 하고 있지 않냐'라고 하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팀 승리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