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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70% 정도로 던졌어요."
이범호 KIA 감독은 "투수코치가 9회에는 야수가 한 명 던져야할 거 같다고 했다. (전)상현이나 (임)기영이가 던질 수 있다고는 했는데 다음 경기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넘어간 경기는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등판 배경을 설명했다.
박정우는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0㎞ 중반에 머물렀지만, 투수라고 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투구폼 등이 좋았다. 몇몇 현장 관계자는 다음날 박정우 이야기에 "투수 출신인가"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박정우는 "8회부터 준비를 했다"라며 "10~11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온 거 같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타석에 선 투수 권휘는 박정우의 덕수고 2년 후배. 고교 시절 1년을 함께 보낸 사이. 그런데 야수와 투수의 역할이 바뀌었으니 웃음이 날 법도 했다.
박정우는 "권휘가 타석에 오면서 말렸다. 장갑도 안 끼고 나오더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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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와 권휘의 맞대결을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KBO리그에서 동일 경기 투수-타자 맞대결이 일어난 건 이날 경기 포함 총 세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전에는 투수와 투수의 대결로 야수와 투수가 번갈아가며 승부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우가 투수로 낙점받은 이유는 분명했다. 투수로서 자질이 있었기 때문. 이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 투구를 시켜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권휘는 "고등학교 때에도 던지는 건 정말 타고났던 선배였다"고 돌아보기도. 박정우는 "그냥 어깨만 좋았던 선수"라고 겸손한 답을 했다.
박정우는 "70% 정도로 던졌다. 전력으로 던지면 145㎞ 정도는 나오는 거 같다. 그런데 전력으로 던지면 또 맞출 수도 있으니 조심했다"고 말했다.
투수로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박정우는 타자로 성공 욕심을 말했다. 그는 "정 안 됐을 때 투수로 전향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타자로 꼭 잘하고 싶다"라며 "앞으로 경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라운드에서 다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