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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한여름 무더위에 예리했던 방망이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오타니가 부진하니 다저스 공격력도 덩달아 풀이 죽었다.
0-4로 뒤진 3회 1사 1루서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사후 개빈 럭스의 우측 2루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욕심내다 태그아웃됐다. 샌디에이고 우익수 브라이스 존슨의 내야 송구가 3루쪽으로 빠지는 사이 홈을 노렸지만, 타이밍상 무리였다. 2루주자 닉 아메드가 홈을 밟아 추격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오타니가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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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지난 29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 기간 14번 타석에 들어가 볼넷 3개만 얻었을 뿐 1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모든 공격 수치가 본격 하락하기 시작했다. 내셔널리그(NL) 1위를 달리고 있는 홈런과 타율이 위험해졌다.
이날 무안타로 오타니는 타율 0.309(414타수 128안타)로 이 부문 2위 샌디에이고 루이스 아라에즈(0.308)에 1리차로 쫓겼다. 아라에즈도 타격감이 썩 좋은 편은 아니나, 이날 5타수 1안타를 치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두 선수의 정확한 타율 차이는 1리7모(0.0017)다. 3,4위인 샌디에이고 주릭슨 프로파(0.304)와 애리조나 다이몬드백스 케텔 마르텔(0.302)과의 차이도 1푼 미만이다.
더욱 위험한 건 홈런 부문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가 1개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오타니가 지난달 28일 휴스턴전에서 시즌 32호 홈런을 때렸는데, 같은 날 오주나가 뉴욕 메츠전서 30호를 친 뒤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1호를 치며 오타니를 압박했다.
오타니는 이날 현재 NL에서 타율과 홈런, 득점(83), 출루율(0.400), 장타율(0.628), OPS(1.028), 장타(64), 루타(260) 등 8개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홈런과 타율 1위를 빼앗긴다면 MVP 전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87년 만에 NL 타격 트리플크라운 도전에도 나선 오타니는 타점(76개) 부문서도 지금처럼 한여름 레이스에서 처진다면 1위 오주나(84개) 추격에 애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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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지난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루킹 삼진을 당한 뒤 구심에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며 이례적인 모습을 노출했다. 풀카운트에서 상대 우완 제레미아 에스트라다가 던진 6구째 낮은 83.3마일 스플리터가 낮은 볼이기는 했으나, 댄 아이아소냐 구심을 향해 보여준 공이 낮았다는 제스처에는 급하고 안타까운 심정이 담겼다. 물론 억울하겠지만,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타자들이 흔히 하는 행동이다.
다저스는 손뼈 골절상을 입고 재활 중인 무키 베츠가 복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 2~3주는 더 기다려야 한다. 또한 프레디 프리먼도 아들이 입원해 있어 자리를 비운 상황인데, 복귀 시점은 정해진 게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