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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뒤' 김하성이 날린 역사적인 3타점 결승타, 이후 시즈의 노히터가 시작됐다...SD 3-0 WAS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7-26 09:13 | 최종수정 2024-07-26 11:28


'비 그친 뒤' 김하성이 날린 역사적인 3타점 결승타, 이후 시즈의 노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26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초 2사 만루서 좌중간 3타점 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이 안타는 폭우로 경기가 1시간 16분이 지연된 뒤 나온 결승타였다. 사진=MLB.TV 캡처

'비 그친 뒤' 김하성이 날린 역사적인 3타점 결승타, 이후 시즈의 노히…
딜런 시즈가 노히터 확정 후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에서 통쾌한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하성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결승 안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선제 적시타와 선발 딜런 시즈의 노히터(no-hitter) 대기록을 앞세워 3대0으로 승리하며 5연승을 내달렸다.

후반기 개막전에서 패한 뒤 내리 5경기를 이긴 샌디에이고는 55승50패를 마크, NL 서부지구 2위를 유지하며 와일드카드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53승49패)를 반 게임차로 제치고 포스트시즌 진출 커트라인인 3위로 점프했다. 2위 뉴욕 메츠(53승48패)와는 0.5게임차,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54승46패)와는 불과 1경기차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김하성이 결승 3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1회초였다.


'비 그친 뒤' 김하성이 날린 역사적인 3타점 결승타, 이후 시즈의 노히…
딜런 시즈가 노히터를 달성하자 김하성을 비롯한 샌디에이고 동료들이 마운드로 몰려들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캡처
샌디에이고는 1회 1사후 도노반 솔라노의 우전안타, 잰더 보가츠의 볼넷으로 주자 2명을 내보내며 기회를 잡았다. 매니 마차도가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나고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때 조금씩 내리던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김하성 타석에서 폭우로 변했다. 워싱턴 선발 패트릭 코빈이 초구 볼을 던진 직후, 라몬 데 헤수스 구심이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방수포가 깔리고 2만755명의 팬들은 하염없는 기다림에 들어갔다.

그리고 1시간 16분 후 비가 그치고 경기가 재개됐다. 중단 전 상황, 즉 1회 2사 만루 김하성이 원볼을 안고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여전히 코빈.

김하성은 코빈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파울 3개를 걷어낸 뒤 9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로 파고드는 81.4마일 커터를 살짝 잡아당겨 좌중간 쪽으로 플라이를 날렸다. 워싱턴 좌익수 제임스 우드가 앞으로 달려나오며 몸을 던져 글러브를 뻗었지만, 공은 앞에 떨어졌다. 옆에서 달려온 중견수 제이콥 영이 공을 잡아 재빨리 홈으로 던졌다.

하지만 2사 만루에서 풀카운트라 코빈이 세트포지션 투구에 들어가자마자 모든 주자들이 스타트를 끊은 상황. 2,3루 주자 솔라노와 보가츠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그리고 1루주자 크로넨워스까지 전력질주해 홈을 파고들어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김하성은 공이 홈으로 송구되는 사이 2루까지 내달렸다.


김하성의 이 안타는 발사각 26도, 타구속도 74.6마일로 살짝 빗맞으면서 소위 '텍사스 안타'로 연결돼 행운도 따른 셈이다.

샌디에이고는 구단 SNS에 김하성의 안타 장면을 게재하며 '기다린 보람이 있군(Worth the wait)'이라고 썼다.


'비 그친 뒤' 김하성이 날린 역사적인 3타점 결승타, 이후 시즈의 노히…
딜런 시즌는 최고 100.2마일의 강속구를 앞세워 생애 첫 노히터를 달성했다. AP연합뉴스
이후 경기는 시즈의 '원맨쇼'로 진행됐다.

3-0의 리드를 안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시즈는 9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3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노히터를 달성했다. 통산 145번째 선발 경기에서 생애 3번째 완투를 생애 첫 노히터로 작성한 것이다.

시즈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4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71개를 꽂았다. 시즌 10승8패, 평균자책점 3.50.

44개를 던진 직구 구속은 최고 100.2마일, 평균 98.3마일을 찍었다. 100마일 이상이 3개였고, 평균 구속은 시즌 평균 96.9마일보다 1.4마일이 빨랐다. 분당 회전률도 시즌 평균보다 슬라이더는 31회, 직구는 51회 많았다. 올시즌 아니 생애 최고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9년 창단한 샌디에이고에서 노히터는 2021년 4월 10일 조 머스그로브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첫 달성했고, 시즈가 3년 만에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비 그친 뒤' 김하성이 날린 역사적인 3타점 결승타, 이후 시즈의 노히…
김하성이 4회 더블플레이를 완성한 뒤 3루수 도노반 솔라노와 손을 잡으며 이닝 교대를 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후 "조가 아마 '공이 굉장히 좋군'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 친구도 노히터를 한 적이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 상황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시즈가 계속 던지게 놔뒀다"며 "시즈는 경기가 재개되기 전 컨디션이 별로라고 하더라. 2회를 던지더니 괜찮았고, 3위부터는 자기 페이스대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시즈는 앞서 노히터를 달성할 뻔했던 적이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인 2022년 9월 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9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루이스 아라에즈의 통한의 중전안타를 허용해 노히터를 놓쳤다.

시즈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서 결국 해냈다. 정말 놀랍고 믿기 어려운 경기다. 이런 경험을 하다니 내 기분이 어떤지도 모르겠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즈는 지난 1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6이닝 1안타 무실점), 2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7이닝 1안타 무실점)에 이어 3경기 및 2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10승8패, 평균자책점 3.50.

김하성은 이후 두 번 삼진을 당한 뒤 9회에는 좌측으로 2루타를 터뜨리며 멀티 히트를 달성했다. 타율 0.226(345타수 78안타), 10홈런, 43타점, 54득점, 51볼넷, 19도루, 출루율 0.327, OPS 0.368, OPS 0.695를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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