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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주는게 에이스의 임무인데 놀랍게도 5선발이 해주고 있다.
1,2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잡아낸 손주영은 2-0으로 앞선 3,4,5회에 각 1점씩을 내줘 2-3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6,7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고, LG 타자들이 5회에 동점을 만든 뒤 6회말 대거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87개로 7회까지 버텼다. 150㎞의 직구(42개)와 커브(19개), 슬라이더(15개), 포크볼(11개) 등 4가지 구종을 고르게 쓰며 두산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1군에서 던진 이닝이 65⅔이닝인데 올해만 던진게 벌써 93이닝. 다행히 아직 체력은 괜찮은 것 같다. "4회쯤에 체력이 떨어졌나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위기가 되니까 구속이 150㎞까지 나오더라. 그래서 아직 지친 건 아니구나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여름이 되면서 트레이닝 파트와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훈련량을 줄였다고. 손주영은 "웨이트트레이닝도 줄였고, 캐치볼도 줄였다. 하체 밸런스 훈련만 좀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좀 더한다. 더워서 잘 먹고 잘 자는 게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데뷔 후 첫 7이닝 투구. 7회까지도 87개로 경제적인 피칭을 했다. "던지다보니 투구수가 적은게 보여서 공격적으로 던지다보면 7회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6회 끝나고 보니 60개가 넘었더라. 그래서 7회까지 되겠다 싶었는데 잘 된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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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은 완급조절이었다. 손주영은 "전반기 마지막에 볼넷이 많았는데 그때 평균 구속이 좀 늘었다. 대신 공이 밀려 들어갔다. 힘에 비해 공을 눌려서 던지지 못해서 제구가 잘 안됐다"며 "후반기 때는 앞으로 누르자는 생각,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나가는 생각을 했고, 감독님께서 144∼145㎞만 던져도 3㎞는 더 빨라 보일 거라고 말씀하신게 생각이 나서 평소에는 144∼145㎞정도로만 던지고 위기 때는 강하게 던지고 이런 식으로 해보기로 했는데 그게 좀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균자책점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규정이닝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많아야 100이닝 정도 던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는 손주영은 "첫 시즌이라 트레이닝 파트에서 너무 많이 던지면 내년시즌에 여파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지금은 일단 아프지 않아서 계속 던지고는 있는데 규정 이닝을 채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라고 했다.
켈리 얘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켈리와 며칠전 함께 손목 보강 운동을 함께 했었다고. 그때 켈리가 손주영의 타고난 피지컬을 부러워했단다. 손주영은 "켈리가 '너는 진짜 좋은 조건을 갖췄다'면서 '나도 너처럼 키도 크고 팔도 길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나는 장난치지 말라고 했었다"라며 "켈리가 꾸준히 하면 잘될거라고 자기 루틴을 만들어서 하라고 격려해줬고, 나는 어떤 운동하냐고 계속 물어봤다. 정말 배울게 많은 투수였다"라고 그와의 마지막 추억을 떠올렸다.
사실 전날 켈리의 고별전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다음날 선발이라 집에서 봐야했다. "눈물이 났다"는그는 "켈리가 이뤄낸 업적을 보고 진짜 대단했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켈리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