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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연봉 1억원 선수가 와서, 20억원 선수보다 잘해버리면 어떡하나.
단장들 사이에서는 아시아쿼터 도입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뤄졌다. 마지막 결정을 이사회에 넘기기로 한 셈이다.
아시아쿼터는 이미 한국 프로 스포츠 전반에 안정적으로 실행중인 제도.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 아시아쿼터를 통해 경기력과 흥행 등 여러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프로축구도 아시아쿼터가 도입됐다, 국적 무관 외국인 선수 쿼터로 규정이 살짝 바뀌었을 뿐이다. 4대 스포츠 중 야구만 없었다.
단장들이 뜻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아시아쿼터 도입이 확정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연봉 상한선을 얼마로 해야할 지 정해야 한다. 상한을 두지 않으면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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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대상 국가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일본, 대만 중심이 될텐데 호주 포함 여부가 관건이다. 서양인 체구로 150km를 훌쩍 넘기는 투수들이 와버리면 선수 선발 지형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포지션도 마찬가지. 당연히 선발투수 찾기에 혈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선수 3명에 토종 2명 선발 체제가 갖춰질 가능성이 크다. 밥그릇을 내줘야 하는 국내 선수들이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야수, 불펜 투수로만 제한하면 어정쩡한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
당장 올시즌 시라카와 이슈가 KBO리그를 강타했다. 새롭게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1호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시라카와는 SSG 랜더스와 6주 180만엔(약 1500만원)을 받고 뛰기로 했는데, 150km 강속구에 낙차 큰 커브는 우리 외국인 선수들 못지 않았다. 당장, 아시아쿼터가 도입되면 영입 1순위로 꼽힐 선수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을 투자해 데려온 아시아쿼터 선수가 외국인 계약을 맺은 10억원, 20억원 짜리 선수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면 외인 시장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더 좋은 아시아쿼터 선수 찾기에 골몰하면서 구단들의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과연 연착륙을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