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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에 안은 역대급 조합 [목동현장]

김영록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7-16 20:11 | 최종수정 2024-07-16 22:00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전주고가 승리한 가운데 선수들이 주창훈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6/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2008년 SK 와이번스 우승 당시 김원형-박경완 배터리. 스포츠조선DB

[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전주고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레전드 배터리, 김원형-박경완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호흡을 탄생시켰다. 전주고 정우주와 이한림이다.

전주고는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를 14대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주고로선 창단 후 첫 청룡기 우승이자 1985년 이후 39년만의 전국대회 우승이다. 비로 1시간44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등 쉽지 않은 하루였지만, 전주고는 마침내 청룡을 품에 안았다.

전주고를 결승전까지 이끈 이호민이 등판할 수 없는 상황. 주창훈 전주고 감독은 4강전에 이어 에이스 정우주를 우익수와 투수로 번갈아 쓰며 위기시에만 활용하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4회초 1사 2, 3루 전주고 이한림이 3점 홈런을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6/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대폭발했다. 2, 3회 3득점, 4회 5득점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6-1에서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뒤, 이한림의 3점홈런 한방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때 점수차가 14-2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전주고는 여러 투수에 두루 기회를 주는 여유를 보인 끝에 9회말 정우주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주창훈 감독의 눈은 감격어린 눈물로 빛났다. 주창훈 감독은 "이번 대회 준비하면서 꼭 우승하자고 선수들과 다짐했는데…"라며 울컥한 뒤 "선수들이 하나로 잘 뭉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이기려는 의지가 우리가 더 간절했던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부임한 그로선 2019년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2022년 대통령배, 2024년 이마트배에 이은 4번째 전국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을 거머쥔 것.


"실력이 부족해서 진 게 아니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 '너희들은 항상 최고'라고 거듭 말해왔다. 지난 겨울 우리 선수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기쁘다."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스포츠조선 한규선 대표가 전주고 주창훈 감독에게 시상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6/
정우주의 활용에 대해선 "오늘 45개를 넘긴 다음 경기가 내일로 연기(서스펜디드)되면 정우주가 더 던질 수가 없다. 일단 45구를 끊어놓고, 위기시에만 등판하기로 했다"면서 "마지막은 고생한 이호민을 1루에 쓰고, 정우주가 투수로 나가서 고생한 3학년 8명이 함께 그라운드에서 기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주고로선 1985년 황금사자기에 이은 두번째 고교야구 전국대회 우승이었다. 하지만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 박경완 현 LG 트윈스 배터리코치를 비롯해 통산 최다 타점의 사나이 최형우(KIA 타이거즈), 전 메이저리거 조진호 등 유수의 한국 야구 스타들을 배출한 학교다. 정우주-이한림 배터리는 그중에서도 동갑내기 절친이라는 점에서 김원형-박경완 배터리에 비견되고 있다.

이한림은 최우수선수상을 비롯해 타점상(10개) 홈런상(2개)를 휩쓸었다. 결승전에서도 승부에 쐐기를 박은 3점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한림은 "이마트배 우승을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는데, 드디어 우승했다"며 기뻐했다. 이어 "요즘 방망이가 안 맞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편하게 쳐라' 하셨다. 외야 플라이 친다 생각하고 가볍게 쳤는데 운좋게 넘어갔다"고 돌아봤다.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인터뷰에 임한 이한림. 김영록 기자
"1학년 때부터 시합을 뛰면서 명문고 초청대회까지 포함해서 결승에 5번 갔는데, 앞에 4번은 모두 준우승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번엔 꼭 우승하고 싶었다. '오늘만 이기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우리 학교에 첫 청룡기, 39년만의 전국대회 우승을 안길 수 있어 기쁘다. 중간에 비 때문에 중단됐을 땐, '오늘 끝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집중했다."

이한림은 "박경완 선배님하곤 아직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닮고 싶은 마음이 크다. 원래 1,2학년 때는 홈런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번에 운 좋게 홈런상까지 탔다"며 활짝 웃었다.

우승 투수가 된 정우주는 이날 발표된 청소년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전주고 에이스 정우주가 1회말 1사 만루 위기에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후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6/
정우주 역시 마침내 이뤄낸 전국대회 우승에 감격했다. 이어 "이마트 때는 부담감이 앞섰는데, 이번 대회는 내 뒤의 투수, 야수들을 믿고 설레는 마음으로 던졌다"며 미소지었다. 1,2회 갑작스런 등판도, 뜻밖의 투타 병행도 "재미있었다. 야수로도 1인분은 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원형-박경완 배터리와의 비교에 대해서는 "(이)한림이 덕분에 그런 이야기도 듣는 거 같다. 한림이가 날 끌어주고 잘 막아준 덕분이다. 한림이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던질 수 있었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가 목표다. (덕수고)정현우와 선의의 경쟁중 아닌가. 친구로서 고맙다. 끝까지 좋은 친구로 남고 싶다."


33년전 대선배들처럼…'최고 151㎞' 정우주+MVP 이한림, 청룡을 품…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전주고가 승리한 가운데 전주고 정우주와 마산용마고 김주영이 악수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6/

목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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