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천하의 벤자민은 왜 그런 어이없는 송구를 했을까.
2사 1루에서 KT 선발 벤자민은 2번 소크라테스를 투스트라이크로 몰아붙인 뒤 147㎞ 바깥쪽 낮은 직구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공을 잡은 벤자민이 어이 없게 높게 던졌다. 1루수 문상철이 점프해도 닿을 수 없는 높이의 악송구였다. 끝날 이닝이 2사 1, 3루가 됐고 김도영의 선제 적시타로 연결됐다. KT가 4회말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5회초 2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에게 결승 2루타를 맞고 1대2로 패했다. 승부를 바꾼 실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로야구 투수들은 실로 대단하다. 18.44m의 먼 거리에서 150km의 강속구를 정확히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는다. 그 대단한 능력 덕분에 수억원, 수십억원 연봉을 받는다.
먼 거리에 강한 공을 정확하게 던지는데, 수비 과정에서 가까운 거리의 베이스를 향해 공을 뿌릴 때 어처구니 없는 패대기, 스카이 송구가 나온다.
근접 거리에서 꼭 사고가 터진다. 특정 선수 1~2명이 이런 실수를 반복하면 모르겠지만, 잊을만 하면 비슷한 장면이 반복 연출된다.
|
투수 전문가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투수들은 정해진 거리를 전력으로 던지는 패턴이 몸에 배어 있다. 그 루틴에서 벗어나 공을 던지는 걸 더 어려워하는 선수들이 있다. 팀에 1~2명씩 꼭 있다. 물론 야구 센스가 좋은 선수들은 송구도 어려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은 이어 "100% 힘을 다해 던지다, 가까운 거리는 힘을 빼고 던져야 한다는 생각에 공 던지는 리듬이 무너지는 경우다. 이게 입스로 오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은 보통 두려움에 패대기 송구가 나온다. 벤자민은 그런 경우는 아니었다. 너무 힘을 빼다보니 공이 날린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
그래서 투수들은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할 때 타자가 뛰는 걸 보며 천천히 1루로 언더 토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타자를 놀리는 게 아니다. 그게 가장 안정되고, 정확해서다. 양 위원은 "사실 다 핑계다. 프로라면, 그런 실수가 나와서는 안된다. 언더 토스도 좋지만, 프로 선수라면 언제 어디든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정리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