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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난해 리그 총 도루는 1040개였다. 정규시즌이 42%쯤 진행된 올시즌은 1일 현재 524개다. 지난해 팀 도루 1~3위였던 LG-두산-KIA 모두 작년 총 도루의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1일 부산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이 같은 전망에 찬물을 붓는 판정이 나왔다.
3회말 롯데의 공격. 롯데 황성빈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1사 후 다시 3루까지 훔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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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은 '(주자가)들어갈 공간이 남아있다. 주루방해가 아니다'라며 아웃을 선언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다. 느린 그림을 봐도 서호철의 다리가 주로의 대부분을 가로막은 상태다. 황성빈 입장에선 빈 공간을 찾기 쉽지 않다.
주자는 홈쪽의 글러브로부터 멀어지길 원한다. 주자의 오른쪽(베이스 바깥쪽)으론 서호철의 다리는 물론 스파이크까지 길게 나와있다. 황성빈으로선 어쩔 수 없이 서호철의 무릎 쪽을 공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황성빈의 쭉 뻗은 왼팔이 서호철의 무릎에 가로막히면서 크게 접히는 모습도 보인다.
황성빈은 주루방해가 아니냐며 펄쩍 뛰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그라운드로 나와 설명을 요구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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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철도 주로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플레이는 아닐 것이다. 안정된 포구에 집중하다 보면 흔히 나올 수 있는 실수다. 설령 고의성이 있었다 한들, 주루방해가 선언되면 NC의 손해다. 서호철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주로를 가로막지 않도록 베이스 앞쪽에 자리 잡으려고 신경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심판은 명백한 주로막기에 '문제없음'을 선언했다. 다치지 말라고 부상방지 규정까지 만들었는데, 심판이 나서서 새로운 선례를 만들어줬다. 심판의 시야에선 어떤 공간이 보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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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KBO의 적극적인 규정 변화와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 홈에서조차 사라지다시피 했던 '가로막기' 수비행위. 당장의 아웃카운트 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자칫하면 주자와 수비수 양쪽에 치명적인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부상을 피할 수 있도록 판정으로 유도해줘야 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