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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4명의 감독이 잇달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한화 감독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김응용 감독(계약 기간 2년) 이후 선임한 감독들이 줄줄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모두 시즌 초반에 떠났다.
모두 야심차게 영입한 인사들이었다.
한화가 2000년대 후반부터 암흑기에 접어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파격적인 감독 인사를 해왔다.
김응용, 김성근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명장이다. 한화는 강한 카리스마의 노 감독들을 영입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강팀 DNA 이식을 꿈꿨다.
이어 선임한 한용덕 감독의 경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었다. 이 카드마저 아쉬움 속에 헤어진 후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선진, 자율 야구를 통해 체계적 육성을 꿈꿨다.
육성의 기조를 이어받은 인물이 최원호 감독이었다.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타이틀로 방송 해설위원, 국가대표팀 코치, KBO 기술위원 등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은 최원호 감독은 한화 구단이 2020년 2군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내부에서 키운 준비된 지도자였다. 2군 감독 당시 대내외 평가가 좋았고, 수베로 감독 경질 당시에도 이견 없는 1순위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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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단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면서 "잡음이 나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후보군을 추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지만,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새 감독이 부임해 분위기를 쇄신할 전망.
현재 분위기 상 경험 없는 초보 감독이 사령탑을 맡기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한화는 지난해 FA 채은성, 올해 안치홍을 영입했고,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류현진과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과감한 투자로 주목받았다. 리빌딩도 중요하지만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윈나우' 국면이다.
개막 초반과 상승세를 타며 '한화 바람'을 몰고온 최원호 감독이 부상 등 악재 속에 최하위권까지 추락하자 옷을 벗게 된 것도 성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사령탑 교체 속에 땅에 떨어진 팀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경험 많은 카리스마 형 감독이 필요하다. 리빌딩 명목 하에 장기적 육성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시즌이 한창이라 타팀에서 거물급 인사를 빼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
결국 현재 야인인 야구인 중 풍부한 지도 경력을 갖춘 베테랑 인사들이 유력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선택풀이 그리 넓지 않은 시점인 탓에 후보군 선정 자체부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화 팬들의 승리 염원을 풀어줄 인사. 솔로몬의 지혜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