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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었는데, 일본에선 환호와 박수가 쏟아진다.
2회 4안타로 3실점, 3회 5안타로 6실점했다. 3회 2사 만루에서 한신 1번 타자 지카모토 고지가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지카모토가 프로 6년차에 때린 첫 만루홈런이었다.
2-9. 초반이지만 누가 봐도 한신쪽으로 넘어간 경기였다. 그런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유명한 격언대로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5회 요코하마 타선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2사 1,2루에서 5번 사노 게이타가 1타점 적시타, 이어진 2사 만루에서 7번 교다가 3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7-9. 2점차로 따라붙었다.
8회 요코하마 타선이 또 한번 연쇄폭발했다. 1사 1루에서 1번 에비나 다쓰오가 중월 2점 홈런을 터트려 9-9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좌익수로 출전한 쓰쓰고가 5번째 타석에 섰다. 쓰쓰고는 4타석 무안타를 기록중이었다. 1회 첫 타석부터 헛스윙 삼진, 2루수 땅볼, 루킹 삼진, 3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상대 투수는 한신 마무리 이와자키 스게루. 1~2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쓰쓰고가 3구째 슬라이더에 반응했다. 몸쪽으로 흘러든 이 공을 끌어당겨 오른쪽 외야 관중석으로 날렸다. 10-9 역전타였다.
4번 마키 슈고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바뀐 투수 오카도메 히데타카를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때렸다. 만원 관중을 앞에 두고 누구도 예상 못한 동점, 역전, 쐐기 홈런이 나왔다.
쓰쓰고는 경기 후 진행된 단상 인터뷰에서 "우연히 그 상황에서 홈런을 쳤다. 팀이 만들어낸 승리다"라고 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쏟아낸 요코하마 타선이 대역전승을 끌어냈다. 그 중심에 쓰쓰고가 있었다.
쓰쓰고는 5일 전에도 팀에 극적인 역전승을 안겼다. 지난 6일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홈경기에서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렸다. 3-5로 뒤진 8회 2사 1,2루에서 우중간 펜스 너머로 날아가는 홈런을 쳤다. 요코하마 복귀 첫 경기에 6번-좌익수로 나가 6대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제 몸에 맞는 유니폼을 입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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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쓰고는 2019년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했다. 2년- 1200만달러(166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4년간 메이저리그의 벽이 높다는 걸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템파베이에서 방출돼 LA 다저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를 거쳤다.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까지 경험했다. 올해는 초청선수로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2020~2022년 182경기에서 타율 1할9푼7리, 110안타, 18홈런, 75타점. 쓰쓰고가 메이저리그 3시즌을 뛰면서 남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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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가 돌아왔다. 쓰쓰고와 요코하마, 팬들 모두 행복한 시간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