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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미래 4번타자 찾았다" 적장도 찬사..."신인왕도 가능, 그런데 7번이 어울려" 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4-28 20:02 | 최종수정 2024-04-29 06:26


"LG가 미래 4번타자 찾았다" 적장도 찬사..."신인왕도 가능, 그런데…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 LG 김범석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신인왕, 충분히 가능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애증의 제자' 김범석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더 잘 키워내고 싶다는 욕심도 표현했다. 신인왕, 그리고 하위 타순이 두 가지 키워드다.

올시즌 KBO리그 최고 '반전남'은 바로 김범석이다.

엄청난 타격 재능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사실상 붙박이 1군 자리를 보장 받았다. 하지만 몸 관리를 하지 못하고 스프링캠프 초반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염경엽 감독에게 호된 질책 속에 2군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그의 타고난 타격 자질을 잊지 못했고, 시즌 초반 팀이 어려움에 빠지자 김범석을 호출했다.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시작이었다. 대타로 나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21일 SSG 랜더스전 극적인 역전 만루포, 27일 KIA 타이거즈전 역전 투런 홈런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8일 KIA전도 팀은 패했지만, 김범석은 3타점 역전 2루타로 해결사 가능성을 보였다.


"LG가 미래 4번타자 찾았다" 적장도 찬사..."신인왕도 가능, 그런데…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4회말 1사 1루 김범석이 역전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4.27/
큰 덩치에 안타 치고 베이스에 도착해 천진난만 하게 좋아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20대 초반 청년이다. 귀엽다. 뒤뚱뒤뚱 하는데, 제법 빠르게 뛰는 것도 인상적이다. 체중 이슈로 좋지 않은 시선 속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빼어난 타격 솜씨로 이슈를 덮고 있다.

적장도 감탄했다. 강타자 출신 KIA 이범호 감독은 "LG가 미래 4번 타자 감을 얻은 것 같다. 폼은 굉장히 간결한데, 타구를 보내는 능력이 대단하다. 앞으로 맞대결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가 됐다"고 극찬했다.


염 감독은 자기 선수라 조심스럽지만, 신인왕 가능성을 묻자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범석은 지난해 1라운드 신인이지만, 10경기 출전에 그쳐 올해 신인상 수상 자격이 있다. 지금 같은 활약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충분히 신인상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LG가 미래 4번타자 찾았다" 적장도 찬사..."신인왕도 가능, 그런데…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4회말 1사 1루 김범석이 역전 투런포를 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4.27/
염 감독은 김범석의 이상적 타순으로 6번, 7번을 꼽았다. 최근 3번, 5번 중심 타선에도 기용했는데 현재 주축 선수들 일부가 부상으로 빠진 팀 사정 탓이지 김범석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했다.

장타력, 클러치 능력 다 있는데 왜 6~7번일까.

염 감독은 "현재 봤을 때는 7번 정도가 좋다. 범석이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일이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무리해서 중심 타순에 배치했다가 중요한 순간 못 치면 많은 비난을 받는다. 하위 타순에서 못 치면 그게 덜 하다.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거다. 각자 레벨에 맞는 타순에서 성장 코스를 밟아가야 한다. 3번에서 삼진 당하고 들어오면, 팬들도 팬들이고 선배들 보기도 부끄럽다"고 설명했다.


"LG가 미래 4번타자 찾았다" 적장도 찬사..."신인왕도 가능, 그런데…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회말 1사 2루 LG 안타 때 득점한 김범석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8/
LG에는 김범석에게 도움이 될 사례가 있다. '거포' 박병호(KT)다.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도 때린 박병호는 2005년 큰 기대 속에 LG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LG에서는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인기팀 LG에서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염 감독은 "그 당시 병호가 하위 타순에서 경험을 쌓았다면, 훨씬 더 성장했을 것이다. 선수가 못 이겨내는데 4번에 박아놓는 것이 정답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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