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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이 1110일만에 톱타자로 나서자, KIA의 막혔던 혈이 뚫렸다 [잠실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4-28 22:06


'작은거인'이 1110일만에 톱타자로 나서자, KIA의 막혔던 혈이 뚫렸…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KIA 김선빈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8/

[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번으로 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KIA 타이거즈 김선빈이 1110일 만에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웃었다. 5타수 3안타 3득점. 1번타자로 밥상을 완벽하게 차렸다. 팀이 10대7 역전승으로 스윕 위기에서 탈출했으니 김선빈의 활약이 더욱 빛났다.

김선빈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 1번-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선빈이 마지막 1번으로 나선 건 2021년 4월14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마지막이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부동의 톱타자 박찬호를 9번으로 내린 배경에 대해 "선수 본인이 하위 타순에서 밸런스를 잡고 싶다고 요청을 해왔었다. 그걸 내가 무시하고 계속 1번에 기용했다. 팀을 위한 마음이기에 이날은 1번에서 빼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대체자를 찾다 김선빈을 기용했고, 그게 대성공으로 이어진 줄 알았다.


'작은거인'이 1110일만에 톱타자로 나서자, KIA의 막혔던 혈이 뚫렸…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1회초 KIA 김선빈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28/
하지만 경기 후 만난 김선빈의 설명은 또 달랐다. 김선빈은 "어제(27일) 홍세완 타격코치님께 1번을 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냥 많이 치고 싶은 게 이유였다. 훈련과 실전은 또 다르다. 실전에서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고 싶었다"고 1번을 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선 LG와의 2경기 무안타로 부진했던 김선빈이었다.

김선빈은 "박찬호 얘기는 전혀 몰랐다. 나는 그냥 내 관점에서 요청을 드린 것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맞았다"고 말하며 "감독님께서 '1번답게 치라'는 말씀만 하셨다. 그래도 감독님 말씀대로 '1번답게 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시즌 첫 스윕패 위기에 빠졌었지만, 김선빈의 활약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개막 후 기세가 매우 뜨겁다. 김선빈은 "지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없다. 선수들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한다. 감독님께서 경기 전에 '잘하고 있으니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덕에 좋은 승리로 연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선빈은 2017 시즌 통합우승 멤버다. 선배 투수 양현종은 2017년 KIA와 2024년 KIA를 비교해달라 하자 단호하게 "2017년 KIA가 세다"고 말했다. 김선빈도 "그 때는 20승 투수 2명에, 3할타자가 7명인가 그랬다. 정말 강했다"고 답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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