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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을까 했는데…."
한 씨가 아쉬워했던 이유는 단순히 시구를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마움을 무겁게 했다.
한 씨에게 시구는 정수빈과의 약속이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2012년 재생불량성빈혈과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던 그는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등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한 씨의 '최애 선수'는 정수빈. 한 씨는 "2011년에 정수빈 선수를 처음 봤다. '잠실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듣고, 정말 잘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수비하는 모습도 아름답더라. 정수빈 선수의 전매특허인 다이빙캐치를 보면서 팬이 됐고,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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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의 응원에 한 씨도 힘을 냈다. 완치 판정을 받았다. 임상 병리사가 돼서 아픈 사람을 위해 일을 하기 시작했다.
10년을 기다린 약속. 하늘이 야속했다. 한 씨는 "아쉬운 마음이 컸는지 하루는 정수빈 선수가 내 공을 받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웃었다.
한 씨의 소원은 결국 이뤄졌다. 두산의 팬 소원 성취 프로젝트 '두잇포유'에 사연을 보냈다.
한 씨는 약 12년 만에 '건강해지면 시구하자'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4월14일 잠실 LG 트윈스전. 날씨는 맑았다.'라이벌전'에 관중은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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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씨의 힘차게 공을 던졌다. 그라운드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공을 받은 양의지도 미소를 지었다. 한 씨는 "역시 최강 10번타자 팬이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양의지 선수도 잘 받아주셨다. 만족스럽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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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순간. '야구의 힘'에 웃었던 한 씨는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에너지가 전해지길 바랐다. 한 씨는 "정수빈 선수가 나에게는 굉장히 큰 희망이 됐다. 나도 그렇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라며 "아픈 이후에 야구를 좋아하는 환자들이 많이 보였다. 야구를 통해 힘든 시간을 잊고 건강해지는 사람도 많았다. 모두 새로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