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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첫 단추를 잘못 뀄다. 롯데 자이언츠의 계산이 처음부터 꼬였다.
하지만 인천 원정 2연전에서 1경기도 잡지 못한 것은 큰 충격이다. 롯데는 애런 윌커슨과 박세웅을 각각 1,2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에이스' 찰리 반즈가 캠프에 참가하지 못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26일 선발 투수로 내정해둔 상태였는데, 윌커슨의 예상 밖 부진이 첫 판부터 패배로 직결되고 말았다.
개막전 선발 등판 특명을 받은 윌커슨은 SSG 타선을 상대로 고전했다. 5이닝은 채웠지만 6안타(2홈런) 8탈삼진 1볼넷 1사구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한유섬에게 1회부터 2점 홈런을 허용했고, 최정에게 또 한번 2점 홈런을 맞았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 파워게임에서 밀린 셈이다. 윌커슨의 실점 이후 롯데는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고 1점 차까지 쫓았으나 아쉽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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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롯데 타선이 SSG 필승조를 무너뜨리며 6-6 동점까지는 만들었으나,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첫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3구만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아 결과적으로 헛심만 쓰고 패배의 충격이 더 커졌다.
1차적으로 윌커슨의 투구 내용이 아쉬웠다. 결과도 결과지만, 아직 구위가 정상이 아닌게 고민이다. 개막전에서 윌커슨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지만, 평속은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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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도 "본인은 전력 투구를 한 것 같은데 구속이나 공끝이나 아직 안올라왔다. 140대 중후반이 꾸준히 나와줘야 한다. 구속이 올라와야 힘으로 상대를 이겨낼 수 있는데,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됐을때 실투가 맞아 나가버리니 어렵게 되고 있다. 일단은 지켜봐야 하겠지만"이라며 평가를 아끼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반즈를 개막전에 쓰지 못한 것도 첫 단추가 꼬인 원인이 됐다.
윌커슨과 박세웅을 내고 개막시리즈 2연전 전패. 적지 않은 충격이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은 후 아직 첫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개막시리즈 2패를 당한 팀은 롯데와 KT 위즈 두팀 뿐이다. 롯데는 이번 주중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을 치른 후 홈 부산으로 이동해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윌커슨이 두번째 등판에서는 만회할 수 있을지, 또 2경기 내내 엇박자를 보였던 불펜진이 살아날 수 있을지. 롯데의 개막 2주차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