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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키 베츠에 "쌔리라" 했던 K-응원, '서울시리즈' 흥행 공신이었나, 불청객이었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3-22 12:09 | 최종수정 2024-03-22 12:20


무키 베츠에 "쌔리라" 했던 K-응원, '서울시리즈' 흥행 공신이었나, …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팀 코리아와 LA 다저스의 경기.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치어리더들의 열띤 응원 모습.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1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응원은 서울시리즈를 살렸나, 피해를 끼쳤나.

역사적인 이벤트가 성공리에 마무리 됐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이자 개막전. 일명 '서울시리즈'.

꿈같은 1주일이 지나갔다. 숨가쁜 일정이었다. 15일 입국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은 쉴 새도 없이 한국 문화 체험에 나선 뒤, 16일 공식 훈련을 실시했다. 17일과 18일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를 했고 19일 숨을 고른 뒤 20일과 21일 개막 2연전을 치렀다. 양팀이 1승1패로 사이좋게 승리를 나눠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경기 뿐 아니라 여러 이슈가 있었다. 다저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가 처음 대중에 공개됐고, 공항에서는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달걀이 투척됐다. 20일 개막전을 앞두고는 폭탄 테러가 예고되기도 했다. 그리고 오타니의 절친한 친구이자 통역 직원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충격 불법 도박, 횡령 사건이 서울시리즈 마지막을 달궜다.

그 와중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한 게 있었으니 바로 'K-응원'이었다. 이제는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도 알려진 한국 야구만의 문화. 경기 내내 엠프를 통해 팀, 선수 응원가가 흘러나오고 관중들이 '떼창'을 한다. 치어리더들은 쉬지 않고 팬들과 호흡한다. 양팀 선수단은 평가전부터 이 'K-응원' 문화를 접했다. 로버츠 감독이 "치어리더들을 끝까지 지켜봤다. 신선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키 베츠에 "쌔리라" 했던 K-응원, '서울시리즈' 흥행 공신이었나, …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진행됐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치어리더들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4.03.18 고척=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24.03.18/
그런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정규시즌 공식 경기 응원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문제다. 주최측은 이 두 경기에도 1, 3루측 응원 단상에 응원 단장과 치어리더들을 투입했다. 그리고 양팀 주전 선수들의 응원가를 특별히 제작했다. 기존 KBO리그 선수 응원가에 가사만 입힌 거지만, 이 것만으로도 대단한 정성이었다.

경기 내내 열심히 응원을 주도했다. 일부 선수들과 미국 현지 취재진은 이 응원가 문화에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립서비스'가 일반화 돼있다. 한국에 문화에 대해 나쁘게 얘기할 리가 없다. 미국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익숙하지 않았고, 시끄럽기도 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말하기도 했다.

현장을 떠나 팬들이 가장 큰 문제였다. KBO리그 경기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를 향해 모든 마음을 쏟아붓는다. 그게 열정적인 응원가로 터져나오는 식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다. 팀에 대한 응원보다, 살면서 쉽게 보지 못할 선진 야구를 체험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메이저리그는 이런 응원이 없다. 야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를 접하고 싶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은 팬들에게는 그 응원이 매우 거슬렸을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응원단상에서 응원 유도를 해도, 호응을 하는 팬은 극소수였다. 다저스 슈퍼스타 무키 베츠에게 "쌔리라"라고 외쳐줄 명분이 없었다.

이번 경기는 내야석 입장권이 40~50만원이었다. 두 사람이 왔다면 100만원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KBO리그처럼 일어나서 볼 수도 없고, 응원단에 시야가 가려져 특급 스타들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화가 났을 듯 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건 아니다. 응원단은 주최측의 섭외로 자신들의 일을 열심히 한 것 뿐이다. 이 응원을 MLB 사무국에서 주도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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