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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응원은 서울시리즈를 살렸나, 피해를 끼쳤나.
경기 뿐 아니라 여러 이슈가 있었다. 다저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가 처음 대중에 공개됐고, 공항에서는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달걀이 투척됐다. 20일 개막전을 앞두고는 폭탄 테러가 예고되기도 했다. 그리고 오타니의 절친한 친구이자 통역 직원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충격 불법 도박, 횡령 사건이 서울시리즈 마지막을 달궜다.
그 와중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한 게 있었으니 바로 'K-응원'이었다. 이제는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도 알려진 한국 야구만의 문화. 경기 내내 엠프를 통해 팀, 선수 응원가가 흘러나오고 관중들이 '떼창'을 한다. 치어리더들은 쉬지 않고 팬들과 호흡한다. 양팀 선수단은 평가전부터 이 'K-응원' 문화를 접했다. 로버츠 감독이 "치어리더들을 끝까지 지켜봤다. 신선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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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열심히 응원을 주도했다. 일부 선수들과 미국 현지 취재진은 이 응원가 문화에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립서비스'가 일반화 돼있다. 한국에 문화에 대해 나쁘게 얘기할 리가 없다. 미국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익숙하지 않았고, 시끄럽기도 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말하기도 했다.
현장을 떠나 팬들이 가장 큰 문제였다. KBO리그 경기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를 향해 모든 마음을 쏟아붓는다. 그게 열정적인 응원가로 터져나오는 식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달랐다. 팀에 대한 응원보다, 살면서 쉽게 보지 못할 선진 야구를 체험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메이저리그는 이런 응원이 없다. 야구 자체를 즐기는 문화를 접하고 싶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은 팬들에게는 그 응원이 매우 거슬렸을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응원단상에서 응원 유도를 해도, 호응을 하는 팬은 극소수였다. 다저스 슈퍼스타 무키 베츠에게 "쌔리라"라고 외쳐줄 명분이 없었다.
이번 경기는 내야석 입장권이 40~50만원이었다. 두 사람이 왔다면 100만원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KBO리그처럼 일어나서 볼 수도 없고, 응원단에 시야가 가려져 특급 스타들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화가 났을 듯 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건 아니다. 응원단은 주최측의 섭외로 자신들의 일을 열심히 한 것 뿐이다. 이 응원을 MLB 사무국에서 주도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