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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더욱 훌륭한 투수가 될 엘리트 투수다. 앞으로 오랫동안 우리 로테이션의 선봉에 서게 돼 설렌다."
다저스 못지 않은 오퍼를 한 구단도 있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지난달 2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다저스를 포함한 다른 어느 구단보다 많은 돈을 오퍼했다. (중략)필라델피아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당했을 때 존 미들턴 필리스 구단주는 그의 레이더에서 제외됐음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뉴욕 메츠는 다저스와 똑같은 조건을 제시했고, 뉴욕 양키스는 10년 3억달러를 최종 오퍼했다. 양키스의 경우 평균 연봉이 다저스보다 많은 3000만달러였으나, 총액을 에이스 게릿 콜(9년 3억24000만달러)보다 많이 줄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 양키스는 콜의 자존심을 살려주며 품위를 지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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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불명예 기록들의 주인공이 됐다.
다저스 투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1이닝 이하를 던지면서 5실점한 것은 1901년 이후 야마모토가 처음이다. 또한 야마모토는 1958년 랄프 모리엘로 이후 데뷔전에서 가장 짧은 이닝을 던진 다저스 선발투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빅리그 데뷔전을 선발로 치른 역대 일본인 투수 22명 중 1이닝 5실점한 두 번째 투수다. 1999년 보스턴 레드삭스 오카 도모가 플로리다 말린스를 상대로 1이닝 동안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5실점한 바 있는데, 오카의 자책점은 2개 뿐이다.
즉 태평양을 건널 당시 최고의 몸값을 받고는 최악의 데뷔전을 치렀다는 얘기다. 한국 출신을 포함해도 이같은 부진한 데뷔전 선발등판을 한 투수는 없다. 봉중근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2002년 4월 2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등판해 8안타 2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는데, 그는 무려 6이닝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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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에 대한 의구심은 시범경기에서도 드러났다. 3경기에서 9⅔이닝을 던져 15안타와 4볼넷을 허용하고 9실점해 평균자책점 8.38을 기록했다. '쿠세'가 노출됐다는 분석까지 니왔다. 로버츠 감독이 투구폼(delivery)을 언급한 것이 쿠세 때문일 수도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커리어 내내 커맨드가 좋은 투수인데, 안 풀리고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고 타자를 맞혔다. 투구폼과 커맨드를 가다듬으면 좋아질 것이다. 오늘과 같은 경기는 흔히 있을 수 있으니 그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달리 할 말은 사실 없었다.
야마모토는 경기 후 "팀이 첫 경기에서 이긴 기세를 이어가지 못해 유감이다. 책임감을 느낀다. 다음 등판을 잘 준비해야 한다"며 "시작부터 내 공을 던질 수가 없었다. 어떻게 고칠지 잘 안다.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와 얘기를 해서 고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LB.com은 '야마모토와 계약할 때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공 한 개도 던지지 않은 그가 12년 3억2500만달러를 받을 가치가 있다 믿었다. 그러나 당시 그 거대한 계약을 의심하는 시각도 일부 존재했다'며 '야마모토가 맛본 첫 등판의 맛은 1이닝 만에 실망감으로 끝났다'고 논평했다.
계약기간이 12년이다. 첫 경기를 던졌을 뿐이다. 수십 년 간 옥석을 가려내 온 다저스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이 크게 틀릴 리도 없다. 다만 야마모코의 작은 키(1m78)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존재하고 있다.
야구전문 사이트 '하드볼 타임스'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키 6피트 미만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빈도가 전체 투수들 평균보다 두 배 가량 높다.
CBS스포츠는 지난해 12월 21일 '3억달러 계약을 바라보고 있는 야마모토는 몇 가지 위험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마모토의 위험 요소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다는 것, 키가 작다는 것, 그리고 단지 투수라는 것 때문에 부상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가운데 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달았다.
'구단들은 오랫동안 몸집이 큰 투수들을 선호해 왔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한 시즌 30경기 이상을 선발등판하려면 신체적으로 커야 버틸 수 있고, 큰 키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공을 던져 타자들을 어리둥절케 만들 수 있다. 야마모토는 전문가들이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투수의 거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예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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