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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빠 김원중, 엄마 구승민. 7년만의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를 대표하는 두 투수다.
롯데 원클럽맨으로 활약해온 두 선수는 올시즌이 끝나면 나란히 FA가 된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마음이 한층 남다른 이유다.
3월 1일 일본 오키나와의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구승민은 "매년 하던대로 준비하고 있다. 아픈 곳 없고 순조롭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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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롯데 불펜은 작년 김상수, 올해 진해수 임준섭 등이 보강됐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최고참 역할을 해왔던 구승민과 김원중으로선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게 됐다. 구승민은 "엄청 크다. 진해수형의 경우 선발대로 같이 괌에 갔는데, 성격도 좋으시고 배울 것도 많고 잘 맞더라. 나나 원중이만 있었으면 힘들 수 있는 짐을 형들과 나누고 있다"고 강조했다.
흔히 표현되는 '아빠 김원중, 엄마 구승민'의 포지셔닝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구승민은 작년, 김원중은 올해 투수조장이다. "성격 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다. 함께 나이가 들면서 그렇게 필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난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 치는 스타일이고, 원중이는 직설적으로 얘기할 줄 아는 면에서 잘 맞는 거 같다.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원중이가, 원중이에게 어려운 부분을 내가 맡아서 하는 것 같다.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해야하는 나이가 됐다."
김원중의 생각도 같다. 김원중은 "선배님들 보고 배운 거다. 끌어주는 사람이 있고, 또 분위기메이커가 있다. 맞지 않는 행동이 나왔을 때 나는 질타를 하는 편인데, 그럼 또 (구)승민이형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준다. 승민이 형이 있으니까 후배들도 선배들과 좀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또 나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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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승민에겐 여유가 있었다. 구승민은 "FA 얘기는 응원이라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괜히 신경쓰고 준비하면 부담만 된다. 하고 나서 결과로 받는게 FA 아닐까. 인생이 언제는 내 마음대로 됐나. 원중이나 저나 똑같이 하던대로 하고, 그에 맞는 결과를 받으면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클럽맨과 레코드 면에서의 자부심도 넘친다. 구승민은 "커리어는 이미 지나온 거니까, 내가 이만큼 했다는 게 남은 거다. 내가 처음부터 100홀드를 목표로 한 것도 아닌데, 야구선수로서 열심히, 꾸준히 해왔다는 증거인 것 같아 뿌듯하다. 나 혼자 잘 던진다고 홀드가 되는 게 아니니까"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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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로 데뷔 12년차 시즌을 맞이한 구승민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구승민은 "롯데에서 KT로 가서 한국시리즈까지 뛴 선수들이 많다. 아마 큰무대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나보다 강한 사람은 없을 거다. 올해는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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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