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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해봐야 아는 문제지만, 투수 입장에선 규정이 너무 불리해지는 것 같다."
ABS는 기계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시스템으로, 심판은 기계의 콜에 맞춰 소리만 외친다.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양 사이드에서 2㎝씩 확대 적용된다.
여기에 베이스 크기가 15인치에서 18인치로 커지고, 수비 시프트가 제한되는 등의 변화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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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내가 투수 대표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든다. ABS의 존은 기존보다 당연히 작을 것이다. 고교야구에서도 20개 이상 볼넷이 나오지 않나. 프로 선수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피치클락에 대해서도 "내가 원하는 투구 밸런스에 던져야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다. 시간의 압박 속에 힘있는 공이 들어가겠나"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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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역시 "감독들끼리 '기존의 로봇심판 기준대로면 존이 너무 작아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허구연)총재님과 이야기를 해서 존을 늘렸다. 작년 심판들 존을 그대로 간다고 보면 된다"며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냈다. 피치클락에 대해서는 "(전반기에는)안하기로 했다"고 단언했다.
롯데를 대표하는 토종 투수, '안경에이스' 박세웅의 생각은 어떨까. 박세웅은 "자동볼판정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거라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베이스도 커지고, 투수한테 불리하게만 바뀌는 것 같다"면서 "야구의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런걸 만든다는데, 그게 경기 속도랑 무슨 상관이 있나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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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은 "정말 얼토당토 않게 떨어지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진 않는다고 하더라"면서 "결국 비슷하게 와야된다는 소린데, 겪어보지 않곤 모른다"며 거듭 답답함을 토로했다.
"내가 엄청나게 정교하게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얼마나 존을 물고 들어가야 스트라이크나 나오는지, 어느 정도의 포수(프레이밍)가 어느 정도 선에서 잡았을 때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나오는지 알수가 없다. 결국 던져보고, 겪어봐야 알 수 있다. 지금으로선 가늠이 안된다."
'투수는 다승'이라는 클래식한 야구팬들의 시선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박세웅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3.45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며 병역 부담도 덜었다. 다만 승수는 '9'로 3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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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