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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민은 깊게 하되, 신속하게 결정하겠다는데….
그런데 이 사건과는 다른, 엄청난 일이 김 감독을 무너뜨렸다. 박동원(LG) FA 뒷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장정석 전 단장을 수사하던 검찰이,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감독은 KIA 구단을 후원하는 한 커피 업체로부터 협약을 도와달리는 명목으로 약 1억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다. 현역 감독이 법원 포토라인에 서는 희대의 장면이 연출된다. 구속 여부, 유무죄 여부를 떠나 이미 본인과 구단의 명예가 실추됐다. 돈이 어떻게 쓰였고, 김 감독이 후원사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줬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돈을 받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KIA는 29일 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28일 직무 정지를 시킨 후 예견된 당연한 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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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어려운 문제다. 당장 시즌이 코앞이라 선수단 상황을 가장 잘 아는, 다시 말해 내부에서 감독이 선임되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감독 선임이 모험이라면, 일단 이번 시즌을 대행 체제로 치르며 급한 불을 끄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KIA는 전력상 올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다. 대행 체제로는 팀이 온전히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 힘들다. KIA 구단도 "대행 체제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하는 이유다.
내부에서는 정식 감독으로 승격이 되더라도 지금 이 뒤숭숭한 상황을 뒤집어 엎기에는, 노련함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 진갑용, 이범호 코치 등이 후보가 될 수 있겠지만 누가 하든 초보다. 여기에 김 감독과 함께 합을 맞추던 인사가 그 뒤를 이어 감독을 하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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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외부에서 새 감독이 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현실적으로 현재 코칭스태프를 갈아엎을 수 없다. 결국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현 코치 체제를 안고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들과 친분이 있든, 아니면 카리스마가 넘쳐 분위기를 휘어잡을 수 있든 방향성이 명확해야 한다. 결국 경험 많은 지도자가 필요해 보인다.
KIA 관계자는 "고민은 깊게 하되, 신속하게 새 감독을 선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한 마디에 현 KIA의 현실이 모두 들어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