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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고민했다. 생각이 많은 시간이었다."
구단이 공개한 사진 속 서건창은 짧게 자른 머리, 뜨거운 눈빛이 인상적이다. 여유와 미소보단 뜨거운 의지가 담긴 얼굴이다. 최근 몇년간의 괴로움을 고향에서 삭이고, 새출발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1m76, 큰 키는 아니지만 정교함과 준족으로 무장한 리그의 폭격기였다. 근성으로 똘똘 뭉친 연습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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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BO 역사상 첫 200안타 돌파, 단일시즌 최다안타(201개)를 이뤄내며 시즌 MVP를 거머쥐었던 최고의 교타자 중 하나다. 그래서 별명도 '서교수'였다.
하지만 부상 이후 하락세를 겪었다. LG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지난해 전 소속팀 LG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서건창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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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난 뒤 방출을 요청했고, 최전성기 영광을 함께 했던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서건창의 선택은 KIA였다.
심재학 KIA 단장은 "서건창의 손이 많이 상해있더라. 정말 열심히 운동했구나, 단단히 마음먹었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서건창의 의지를 높게 평가하며 "5000만원은 최저연봉 아닌가. 인센티브를 다 받아가길 바란다. 열심히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수화기 너머 서건창의 목소리는 밝고 차분했다. 그는 "올겨울 내내 광주에 머물렀다. 정말 열심히 운동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연락을 기다렸다. 생각할 게 많았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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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은 젊은 내야수가 많은 KIA의 멘토 역할에 대해서는 "언제든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집 문제 등 당분간은 복잡한 문제가 산적해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 바쁘게 움직여야한다.
"내가 내 역할을 다해야한다. 말보다 행동으로 내가 먼저 보여주면 후배들이 보고 배우지 않을까. 난 그게 중요하다고 배웠다. 고향에서 잘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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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