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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샐러리캡(연봉 총액 제한)이 적용되는 시즌, 공교롭게도 각팀 주장들의 나이가 치솟았다. 베테랑의 한층 무거워진 어깨를 반영한다.
때문에 한 팀에서 오래 뛴 원클럽맨이 이상적이지만, 타 팀에서 영입됐더라도 팀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에게 주어지기도 한다.
한편으론 '병장'급 팀내 최고참은 선수단내 대소사에서 손을 떼고, 중견급 선수가 주장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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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삼성과 키움을 제외한 8개팀의 주장이 확정된 상황. 작년 대비 한층 진중해진 무게감, 올라간 연령대가 눈에 띈다. 한정된 재원 안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남자들인데, 거기에 무게감까지 따라붙었다.
LG는 '우승 캡틴' 오지환이 그대로 팀을 이끌며 왕조를 꿈꾼다. 지난해 눈부신 리더십을 선보이며 커다란 성과를 거둔 만큼 간판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던 KT와 NC의 주장도 그대로다. 다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KT 캡틴은 박경수(39), NC는 손아섭(36)이다. 각각 팀내 최고참 야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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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는 가을에도 결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등 클래스는 여전했지만, 공격에선 3년 연속 멘도사 라인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강철 KT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과 존재감에 한번 더 믿음을 줬다.
반면 손아섭은 지난해 생애 첫 타격왕에 4번째 최다안타왕, 골든글러브까지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만끽했다. 손아섭의 기세와 노력하는 자세가 팀 전체로 이어지길 바라는 NC 구단의 마음이다.
지난해 SSG 랜더스는 정규시즌 도중 역대급 부진을 겪었고, 가을야구에서도 3연패로 허무하게 탈락했다. 시즌 종료 후 사령탑 경질, 단장 교체 등 거듭 홍역을 앓았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오태곤이 찼던 주장 완장을 올해는 '리그 최고참' 추신수(42)에게 맡겼다. 올시즌 후 은퇴를 예고했고 최저연봉을 받는 추신수다. 해외 컴백파라곤 하지만 어느덧 SS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팀을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는 마음가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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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던 팀들 역시 일제히 고참급 선수들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KIA는 FA로 잔류한 김선빈(35) 대신 나성범을 새로운 주장으로 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4년 47억원에 잔류한 팀내 최고참 전준우(38)를 골라 6년 연속 가을야구 좌절의 아픔을 씻을 준비를 마쳤다.
한화는 지난해 독특하게 최고참 투수 정우람(39)이 주장직을 소화했다. 올해는 중견 나이대이면서 지난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채은성(34)이 완장을 찬다. 홈런-타점왕 노시환(23)은 아직 어리고, 하주석 정은원 등 다른 선수들이 맡기엔 무거운 책임감이다. 채은성만한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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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키움은 아직 주장을 정하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해 주장 구자욱의 연임이 유력하다. 키움도 아직 차기 주장을 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주장을 맡았던 이정후는 미국으로 떠났고, 2022년에 이어 대체 주장을 맡았던 이용규의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