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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유격수와 함께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 외야수다.
실제 외야수 부문은 늘 치열하다. 어지간한 성적으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올해도 치열하다. 득점, 출루율왕 LG 홍창기를 필두로 타격왕 손아섭과 끝까지 경쟁을 한 타율 2위 삼성 구자욱, 타점 2위 KIA 소크라테스에 SSG 에레디아가 버티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쿨해졌다. 박건우는 "(수상에 대해) 30%의 기대감을 가지고 왔다"며 웃었다. "받고 싶다고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지만 꼭 받고는 싶다"고 했다.
자격은 충분했다.
130경기에서 3할1푼9리의 타율과 12홈런, 85타점, 70득점. OPS가 8할7푼7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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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는 "못 받아도 우리 팀 주장(손아섭, 지명타자 수상자) 축하해 주면 된다"며 웃었다. "혹시 몰라 수상소감을 간단히 적어왔는데 못 받게 되면 다음에 또 수상소감을 하면 된다"고 무한 긍정의 자세를 보였다.
간절한 바람. 현실이 됐다.
박건우는 139표(47.8%)로 홍창기(258표, 88.7%), 구자욱(185표, 63.6%)에 이어 세번째 외야수로 황금장갑을 품었다. 에레디아(101표, 34.7%)를 38표 차로 제쳤다.
시상자가 실수로 박건우 대신 "박민우 선수 축하합니다"라고 말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연단에 선 박건우는 "(SSG나 KIA가 아닌) NC가 불려서 '아, 됐다' 싶었고, 제가 (박)민우를 너무 좋아하니까 민우랑 함께 받는 상이지 않나, 그런 의미로 그래서 민우를 부르시지 않았나 싶다. 아까도 제일 먼저 연락이 왔더라. '형 축하해요'하고…. 아직 답장을 못 했는데 민우도 너무 고맙고, 아섭이 형도 너무 고맙고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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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을 수상하기 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며 "수상하면 꼭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다.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남은 야구인생은 부모님을 위해 하고 싶다.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시상식 후 미디어를 따로 만난 그는 부모님에 대한 소감에 대해 "너무 많이 고생하셨고, 누나 둘이 서운할 만큼 저를 너무 사랑해 주셨다"며 "1300안타 정도(1303안타)를 치는 동안 그 장면을 하나도 안 빼고 보셨다. 안타 하나 못 쳐도 그냥 내일 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시면 좋은데 아직도 제가 안타 못 치면 어떻게 하나 저보다 더 불안해 하신다. 그래서 남은 야구 인생은 부모님께서 조금 더 행복해지실 수 있도록 야구를 하고 싶다. 진심 감사하고, 사랑하고, 존경한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15시즌 만에 꼭 끼고 싶었던 황금장갑. 막내 아들의 진심 어린 소감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에 살짝 맺힌 이슬 같은 눈물이 행사장 조명에 반사돼 반짝이고 있었다.
◇박건우 통산성적
1167경기 타율 0.326, 1303안타, 110홈런, 624타점, 706득점, 92도루, OPS 0.878
◇2023시즌 성적
130경기 타율 0.319, 146안타, 12홈런, 85타점, 70득점, 7도루, OPS 0.877
◇커리어하이 2017시즌 성적
131경기 타율 0.366, 177안타, 20홈런, 78타점, 91득점, 20도루, OPS 1.006
◇박건우 프로필
1990년생
1m84,80㎏
우투우타 외야수
역삼초-이수중-서울고-두산-경찰-두산-NC
2009년 2차 2라운드 10순위 두산 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