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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관건은 타구단 입질과 통합 우승 여부.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FA 신청을 할 수 없었다. 6승11패의 성적. 잘해야 5선발 타이틀인 선수에게 원소속팀 LG 뿐 아니라 다른 어떤 구단도 좋은 대우를 해주기 힘들었다. 특히 임찬규의 경우 어릴 적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였지만, 언젠가부터 구속을 잃고 제구 위주의 피칭을 해왔기에 투자 가치가 더 떨어졌다. 제구, 경기 운영 등도 투수를 평가하는 요소지만 결국 핵심은 구속과 내구성이다.
그런데 1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42라는 엄청난 성과를 일궈냈다. 올시즌 LG의 정규시즌 우승 지분의 30%는 임찬규가 혼자 차지한다 해도 무방하다. 시즌 초 국내 선발들의 부상, 부진으로 팀이 휘청일 수 있었는데 임찬규가 기대치 않았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버팀목이 됐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도 "임찬규의 역할이 엄청났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FA 시장은 냉정하다. 선수는 많이 받고 싶고, 구단은 최대한 효율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FA는 미래 투자다. 임찬규가 14승을 거둔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앞으로도 이런 활약을 수년간 펼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일단 임찬규의 몸값이 오르려면 다른 팀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 경쟁이 펼쳐져야, 시장 가격이 오른다. LG 색이 강하고, 파워피처가 아닌 임찬규에게 타구단들의 입질이 있을지 여부를 일단 지켜봐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통합우승. LG는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만약 우승 숙원을 푼다면, 계약에 있어서도 선수에게 매우 유리해진다. 우승을 하면 아무래도 선수단 유지에 대한 명분이 생기고, 돈이 풀린다. FA는 미래 투자라고 했지만, 우승은 얘기가 달라진다. 그 공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바뀐다.
LG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가 후하다. 지난해에도 오지환에게 비FA 다년 계약으로 124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안겨줬다. 임찬규도 LG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랜차이즈 선수다. 임찬규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