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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까 미리 연습하는데, (강)민호 형이 오더니 3분 정도 토스를 해줬다. 홈런 치고 오니까 레슨비를 내라고…"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오재일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의 타율도 1할9푼에 불과했다. 4~5월 내내 2할 미만에 머물렀다.
그는 "이제 좀 살아날 것 같냐고 물어보실 것 아니냐"며 민망해했다. 이제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온 걸까. 오재일은 가장 먼저 2군으로 내려간 박한이 타격코치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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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과정에 대해 묻자 "두번 모두 직구 타이밍에 맞춰 스윙을 했다. 첫번째 홈런은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게 오면서 걸렸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밀어서 홈런이 나오는데, 아까 두번째 홈런은 그런 타구였다"고 설명했다.
파울 타구에 양쪽 무릎을 한차례씩 맞기도 했다. 오재일은 "앞다리 뒷다리 다 맞았다. 지금 너무 아프다"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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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홈런을 치고 돌아온 오재일을 향해 강민호가 격하게 반겨주는 모습이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만난 강민호는 "내가 오재일 타격 연습시켜준 덕분이다. 레슨비 받아야된다"며 껄껄 웃기도 했다.
"아까 민호 형이 5분? 아니 3분 정도 공을 올려줬다. 첫번째 홈런 치니까 '내 덕분이다' 하더니 두번째 홈런 치니까 '레슨비 내놔라' 하더라. 좋은 타구들이 한번에 나와서 기분이 좋다. 한 경기 4안타도 정말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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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같아선 밤새서라도 훈련하고 싶은데, 그러다 실전에 지치면 안되니까…더 열심히 훈련하겠다. 민호 형 덕부에 200홈런 달성했고, 분위기도 바뀌었다. 이렇게 1경기 1경기 잡아나가면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분위기가 금방 올라올 것 같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