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학원도 다니더니... 148㎞ 좌완 외국인이 직접 한글로 쓴 목표는 15승, 우승. KBO리그에 진심이다[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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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각오르 자필로 써 달라고 했더니 벤자민은 생각을 한참 하더니 글을 써내려 갔다. 그런데 영어가 아니고 한글이었다. 옆에 있는 통역에게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생각해서 "15승"과 "우승을 차지하자"라고 썼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벤자민은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인터뷰에서 한국행 가능성이 나오면서 한글을 배운적이 있다고 했다. 이후 한국행 무산되면서 잠시 쉬웠다며 다시 배우겠다고 했는데 그사이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한글 실력이 상승했다.
한국에 오래 있었던 외국인은 한글을 읽을 줄 알지만 그 의미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벤자민은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다"라면서 "소리다는 대로 듣고 쓰는 수준이다. 글씨가 서툴러도 알아볼 수는 있을 정도로 쓴다"라고 했다.
벤자민은 앤서니 알포드와 보 슐서의 한국어 선생님 역할도 하고 있다. "힘들어" 등 필요할 때 쓰일 단어를 알려준다고. 벤자민은 또 "한국은 상로 간의 예의와 윗 사람에 대한 공경, 예절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문화를 리스펙하고, 다른 외인 선수들에게도 기본적인 인사하는 말들과 감사를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며 "일상적으로는 한국에서의 적응을 높이기 위해 가게에서 음식 주문하는 법 정도는 가르쳐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벤자민의 통역인 이연준 매니저는 "기초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벤자민의 한국어 실력을 말했다. 벤자민은 "기본적으로 상대와 기초적인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실력을 높이고 싶다"면서도 "나는 야구 선수다. 야구에 집중해야하는 시간을 훨씬 더 가져야하기 때문에 한글 공부만 계속하면 야구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서 안된다.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익힐 예정이다"라며 웃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