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해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메이저리그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에 바람의 손자가 온다'라고 반길 정도다.
2015년 넥센(현 키움)에서 53홈런 타율 0.343을 쳤던 박병호는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12홈런 타율 0.191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2015년 두산에서 28홈런 타율 0.326를 찍고 2016년 볼티모어에서 6홈런 타율 0.302를 마크했다. 이대호는 2011년 롯데에서 27홈런 타율 0.357였는데 2016년 시애틀에서 14홈런 타율 0.253로 떨어졌다.
이들이 최소한 플래툰으로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한 방'을 갖췄기 때문이다.
아시아 외야수가 홈런 없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선수가 있다. 바로 명예의 전당 입성을 예약한 이치로 스즈키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19시즌 통산 홈런 10개를 넘긴 적이 단 3차례다.
이치로는 홈런 대신 압도적인 안타 생산 능력을 과시했다. 10년 연속 200안타를 돌파했다. 출루율도 0.400 언저리로 유지했다.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가져간 수비력은 기본 장착이다.
이정후가 '이치로 모델'로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볼넷/삼진 비율에 답이 있다. 이정후는 그동안 메이저리그를 노크한 한국 타자들과 차원이 다른 '맞히기' 능력을 보여줬다.
타격기계로 불린 김현수도 2015년 삼진 63개를 당했다. 2011년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도 삼진은 60개였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2017년 67삼진) 이후 삼진 60개를 넘긴 적이 없다. 최근 4년 연속 50개 이하다. 2021년은 37개, 2022년은 32개다. 이는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이치로와 매우 흡사하다. 이치로 역시 4년 연속 50개 이하로 삼진을 당하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따라서 이정후는 부족한 파워를 보완하기보다 맞히기 능력을 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제 2의 이치로'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