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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준우승 아픔은 그만. 키움 히어로즈가 칼을 빼들었다
1위 SSG 랜더스와도 4.5경기 차로 추격했던 만큼, 후반기 뒤집기를 노릴 수 있었지만, 불펜진의 힘이 뚝 떨어졌다. 후반기 키움의 평균자책점은 6.04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부상자가 곳곳에서 나왔고, 체력적으로 한계가 찾아왔다. 결국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자원 최원태를 불펜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최원태는 승부처마다 제몫을 했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면서 생긴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키움 불펜진은 포스트시즌에서 희망을 엿보게 했다. 마무리투수 김재웅이 마무리투수로서 완벽하게 정착했고, '3년 차' 김동혁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성장세가 뚜렷했지만, 팀에 부족한 '경험'을 더했다. 2006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원종현은 2010년 방출된 뒤 2012년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NC에서 원종현은 확실한 필승조 요원으로 활약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고, 2019년과 2020년에는 30홀드 고지를 밟기도 했다. 2020년에는 NC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68경기에 나와 63⅓이닝을 던져 5승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2.98로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다.
계약이 끝나면 40대의 나이로 접어들지만, 키움은 옵션없이 연봉을 보장했다.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젊은 선수가 성장할 때까지 멘토 역할도 해줄 수 있다는 기대도 합쳐졌다.
키움의 외부 FA 영입은 2011년 11월 이택근 영입 이후 11년 만. 그러나 이택근은 히어로즈 선수였다가 2009년 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다가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만큼, 원종현은 사실 상 키움의 첫 '외부 수혈'이다.
그동안 키움은 FA 시장에서 '구경꾼'에 그쳤다. 모처럼 지갑을 열면서 창단 첫 우승 열망을 다시 한 번 재확인했다.
키움의 전력 보강 행보는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키움은 원종현 외에도 방출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투수를 영입하면서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