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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화끈했지만 서서히 희미해진 불씨…최고령 신인왕의 쓸쓸한 퇴장[SC초점]

이승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17 09:21 | 최종수정 2022-11-17 12:06


◇25일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SSG의 경기가 열렸다. SSG 신재영.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8.25/

[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신인왕 출신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신재영(33)이 은퇴했다.

SSG가 16일 재계약 불가를 결정한 선수를 발표했고, 그 중엔 신재영이 포함됐다.

신재영의 야구는 2016년 한 시즌만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었다. 이후 서서히 꺼져가는 작은 촛불이었다.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단국대를 졸업한 신재영은 2012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69순위로)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고 불과 1년 만에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다.

1군에 처음 올라온 2016년. 신재영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면서 눈도장을 찍더니 뛰어난 제구력으로 선발진의 한축을 맡았다.

2016시즌 30경기 15승7패, 3.9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신재영은 신인상을 수상했다. 당시 나이 27세로 리그 최고령 신인왕 수장자로 현재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리그에서 신인왕 출신 중 대부분은 팀의 핵심 전력으로 거듭난다. 신재영 이후 신인왕을 받은 이정후(키움) 강백호(KT) 정우영(LG) 소형준(KT) 이의리(KIA)는 팀내 주축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신재영의 앞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시즌을 치를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데뷔 당시 3.90이었던 평균자책점이 2017년에 4.54, 2018년에는 6.75로 폭증했다. 선발에서 밀렸고, 점점 기회가 줄었다.


2020시즌에 7경기 등판에 그쳤던 신재영은 시즌 뒤 키움에서 방출됐다. 프로팀을 찾지 못해 2021년 4월 독립구단에 들어가 선수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런 와중에 SSG가 손을 내밀었다.

SSG에 입단한 신재영은 마지막 기회로 생각해 최선을 다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2021년 20경기에 나섰지만, SSG가 통합 우승을 이룬 올 시즌 4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다시 팀을 떠나게 됐고, 이번엔 재도전이 아닌 은퇴를 선택했다.

한 때 신인왕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은 투수. 반등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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