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가을 목마름' LG, '두산출신 김태형 감독이라도 모셔오자'는 팬외침에 응답할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1-02 15:10 | 최종수정 2022-11-02 17:21


11일 서울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 두산이 6대3 역전승을 거뒀다. 김태형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11/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는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걸까.

LG의 감독 거취 결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패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이후 5일이 넘도록 감독 리더십에 대한 어떠한 발표도 없다. "신중히 검토중"이라는 공식답변만 수일째 반복된다. 허탈한 단기전에 실망한 LG팬들 사이에서 라이벌 두산 베어스 사령탑이었던 김태형 전 감독 영입 의견까지 나온다. 일반적이라면 라이벌팀이 재계약을 포기한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 돌려말하면 LG의 '가을 목마름'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LG와 류지현 감독의 2년 계약은 끝났다. 류 감독은 지난해 3위, 올해 2위의 성적을 냈다. 올시즌엔 87승으로 LG 역대 한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단기전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올렸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이후 28년간 우승을 하지 못했고, 한국시리즈 진출도 2002년이 가장 최근일 정도로 한국시리즈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LG이기에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업셋 탈락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류 감독과의 재계약과 새 감독 영입을 놓고 막판 고민이다. 재계약만을 생각했다면 이렇게 오래 끌 일이 아니다. 고민에는 이유가 있다.

2년간 159승을 거둬 최다승을 기록한 류 감독의 공은 분명하다. 특히 올시즌 주전 선수들 모두가 큰 부상없이 풀시즌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류 감독의 철저한 관리 야구 덕분이었다.

그러나 LG의 포스트시즌에 대한 아픔도 이해된다. LG는 류중일-류지현 감독이 이끈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시즌엔 특히 투-타 전력이 좋아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해보다 높았지만 키움에 1승 후 3연패로 탈락하며 큰 충격을 안았다.

LG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류 감독의 공에 포커스를 맞추는 이도 있고, 새 감독 영입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상충한다. 새 감독을 원하는 팬들 중에선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 특히 최근 두산 베어스와 결별한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태형 감독의 확실한 성과에 더해 LG팬들의 간절함이 뒤엉킨 결과다.


김 감독은 두산 감독직을 맡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세웠고, 2015년, 2016년, 2019년 등 세차례 우승까지 이뤄냈다. 계속된 선수 유출 등으로 전력이 계속 약화되며 '올해는 안될 것'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특유의 강한 리더십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고, 끈기있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키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올시즌엔 그동안 팀을 떠받쳤던 외국인들의 부진까지 더해져 결국 9위로 마감했고, 두산은 김 감독의 역량을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 김 감독과 이별하고 이승엽 감독을 영입했다.

잠실 라이벌인 LG와 두산. 팬들 사이에도 라이벌 의식은 분명하다. 8년간 두산을 이끌었고, 선수 시절 두산(OB포함) 유니폼만 입었던 김태형 감독까지 데려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 LG팬들의 열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LG 구단은 선택을 위한 보고서를 모기업에 제출했다. 구본능 구단주대행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선택은 누구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