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믿을 수 있는 카드 하나가 사라졌다. 뒷문을 과연 누구에게 맡길 수 있을까.
SSG 코칭스태프는 마무리 투수를 못박지 않고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올해 마무리를 경험한 김택형 서진용 문승원 노경은까지. 후보는 많지만 확정은 없었다. "상황에 따라 쓰겠다"고 김원형 감독이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일단 믿을 수 있는 투수들을 순서대로 기용하면서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은 시리즈에서 더 자주 볼 확률이 높다는 뜻이었다.
1차전 성과는 문승원의 컨디션 확인 그리고 김택형의 차분한 투구였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카드 하나, 노경은을 잃었다. 김원형 감독은 8회말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택형을 내리고 노경은을 올렸다. 강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상대해야 하는 순간. 그것도 4-4 동점 상황에서 문승원, 김택형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 가운데 노경은을 가장 믿은 셈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9회에는 마음과 다르게 제구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첫 타자 김태진을 상대로 5구 전부 직구를 던졌지만, 스트라이크는 1개 뿐이었다. 결국 볼넷으로 이어졌다. 주자 출루 이후 희생 번트 허용. 1사 2루. 그리고 초구 변화구 타이밍에 제대로 걸린 대타 전병우에게 제대로 걸려 넘어가면서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SSG는 홈런을 맞고 나서 어쩔 수 없이 노경은을 내리고, 준비는 시켜놨지만 쓰고 싶지 않았던 숀 모리만도를 올렸다.
문제는 앞으로다. 호흡이 긴 정규 시즌과 달리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음'이 없다. 2차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게 되면, 아마 노경은을 올리기가 주저될 수밖에 없다. 1차전에서 좋았던 문승원이 대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역시도 확신은 없다. 1차전 패배의 잔상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 '명경기'였지만, 진 팀에게는 의미가 없는 과정에 불과하다. 투수들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