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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는 사직 3루 지킬 수 있을까?…감독은 초시계를 꺼냈다 [현장스케치]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0-24 16:35 | 최종수정 2022-10-24 16:35


롯데 한동희(왼쪽)-김민수. 스포츠조선DB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36! 3.55! 4.26!"

2023년 롯데 자이언츠 3루의 주인은 누가 될까.

서정민 통역의 목소리가 김해 상동연습장을 연신 울렸다. 한동희(23)는 하프필드 한켠을 바삐 누비며 문규현 수비코치의 펑고를 받았다.

롯데의 3루수는 한동희. 최근 3년간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었다. '이대호 후계자'의 위치는 공고했다.

3년간 48개의 홈런을 때렸다. 장타율도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홈런(14개)은 작년(17개)보다 줄었다. 이제 이대호의 '우산'도 사라지는 새 시즌, 한층 스텝업이 필요한 입장이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김민수(24)가 3루수 선발출전하는 경우가 늘었다. 9월 22일부터 마지막 9경기 중 김민수가 6경기, 한동희가 3경기에서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김민수는 한동희가 선발출전한 3경기 중 2경기에는 2루수로 나섰다. 꾸준히 내야 한자리를 지켰다. 반면 한동희는 10월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첫 1루수 선발출전을 경험했다. 주전이 아닐 때는 주로 대타로 대기했다.

시즌 내내 지적받은 수비 문제에 결국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최다 실책 톱5 중 한동희(19개)를 제외한 4명은 모두 유격수(박성한 박찬호 하주석) 혹은 유격수 출신 2루수(김지찬)였다. 톱10으로 범위를 넓혀도 정은원(17개) 송성문(15개)이 추가될 뿐이다. 심우준과 노진혁, 오지환 역시 모두 유격수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 대신 김민수가 선발출전하는 이유를 묻자 "야구는 매일 경기가 있다. 멘털과 근성이 있어야한다. 한동희는 좀더 안정된 수비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동희-김민수의 수비 훈련을 보며 초시계를 체크하는 서튼 감독(왼쪽)과 서정민 통역. 김영록 기자

김민수의 후반기 타율은 3할에 육박한다(55타수 16안타, 2할9푼1리). 하지만 올해 단 1개의 홈런도 때리지 못할 만큼 장타력에서 큰 차이가 있다. 박흥식 수석코치는 한동희와 더불어 팀의 장타력을 책임져줄 선수로 김민수를 꼽고 있지만, 아직은 가능성 뿐이다.

24일 김해 상동연습장. 한동희와 김민수는 한조를 이뤄 수비훈련을 소화했다. 두 선수가 번갈아 3루 쪽에서 펑고를 받은 뒤 1루로 던지는 송구 훈련이었다.

문규현 코치의 지도를 받아 연습에 열중하던 두 사람. 이를 지켜보던 서튼 감독은 이번엔 초시계를 꺼냈다.

'딱'하는 타구음과 함께 수비자의 왼쪽, 오른쪽으로 쉴새없이 타구가 파고들었고, 서튼 감독은 6-4-3(유격수 2루 1루)으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의 연계 시간을 초시계로 칼같이 재고, 서정민 통역이 그걸 모두에게 외쳤다.

이날의 승리는 김민수에게 돌아갔고, 한동희는 아쉬움을 삼켰다. 김민수와 한동희의 선의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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