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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세계 최강의 아마야구' 쿠바의 명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고심 끝에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부르기로 했지만, 차출 거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쿠바 언론인 'ADN쿠바'는 "FCB가 비시에도를 차출하고 싶어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재들의 끊임없는 유출로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국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쿠바는 과거 아마야구가 세계 무대를 휘젓던 시절, 최강국이었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의 프로리그가 활성화 되고, 국제 대회에도 프로 선수들이 상당수 출전하면서 그 명성이 퇴색됐다. 폐쇄적인 나라의 분위기와 열악한 환경 때문에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물론 쿠바야구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 과거 화려했던 영광을 뒤로하고, 국제 대회 성적이 저조하자 FCB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뛸 수 있게끔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FCB의 이런 태도에 대해 미온적이고,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또 선수들도 자신이 목숨을 걸고 탈출한 고국에 국가대표로 돌아가 잠시나마 다시 뛰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쿠바 언론에 따르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고 있는 시오넬 페레즈를 비롯한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WBC 차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쿠바 언론은 "후안 레이날도 페레스 FCB 총재는 '쿠바에 우호적인 태도를 가진 선수들을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바의 정치 체제에 동의를 하는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에 차출하겠다는 뜻이다. 많은 선수들은 이런 조건에 불편해 한다. 왜 쿠바 정부는 정치와 스포츠가 일치하도록 강요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