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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무래도 KT 위즈에선 박병호 선배님 아닐까. 가을야구에선 큰거 한방에 흐름이 넘어가니까."
키움의 1차전 선발은 안우진이 매우 유력하다. 올해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한끝차이로 놓쳤다.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이닝(196이닝) WHIP(이닝당 출루, 0.95) 1위를 차지했지만, 15승으로 케이시 켈리(16승·LG 트윈스)에 1승 뒤졌다.
올해의 안우진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나 김광현(SSG 랜더스)에 비견되는 역대급 시즌을 보낸 건 사실이다. 포스트시즌에서 그 강렬한 임팩트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T는 올해 팀 홈런 119개로 전체 2위(1위 SSG 138개)를 기록했다. 인대 파열 부상을 극복하고 복귀한 '홈런왕' 박병호(35개)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지만, 장성우(18개) 알포드(14개) 황재균(10개)도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안우진에겐 최악의 상성을 자랑한다. 안우진은 KT 상대로 4경기에 선발등판, 무려 5.1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나머지 9개팀은 삼성 라이온즈(0.64)부터 SSG(2.53) 사이에 있다. KT는 지난 7월 28일에는 안우진을 상대로 5⅔이닝 8실점의 굴욕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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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우진은 단 4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오재일(삼성) 양석환(두산 베어스) 문상철(KT) 정진기(NC)가 그 주인공이다.
안우진은 "그 동안 어떤 구종으로 홈런을 많이 맞았나 생각해보니 슬라이더더라.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다가, 또 직구 타이밍에 던졌다가 (변화하기 전)앞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줄이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슬라이더 2개, 커브와 체인지업 하나씩 홈런을 맞았다. 모두 실투였다. 내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던지면 좋은 타구가 안 나올 거라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홈런만큼이나 삼진이 많은 팀이기도 하다. 올해 안우진에게 가장 많은 삼진을 내준 팀은 NC(36개), 그 다음이 KT와 SSG(이상 29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차전 선발을 묻는 질문에 "우리 팀에서 가장 센 투수가 나간다. KT전은 그날 한 경기가 안 좋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안우진도 "작년 와일드카드전은 '내가 무너지면 바로 시즌이 끝난다'는 부담이 컸다. 올해는 부담보다 설렘이 더 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96이닝을 던진 피로에 대해서도 "약간 피곤하긴 하지만, 등판하는 날은 문제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안우진의 복수전이자 삼진 사냥의 날이 될까. 아니면 변수 없이 기세를 탄 KT의 화력쇼가 펼쳐질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