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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통산 700홈런을 넘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앨버트 푸홀스.
푸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팀은 2-0으로 앞선 9회초 불펜진 난조로 대량실점해 3대6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후 세인트루이스 클럽하우스에는 적막이 감돌 수밖에 없었다. 세인트루이스가 9일 2차전서 패하면 푸홀스는 더이상 방망이를 들 일이 없다. 그게 마지막 경기가 되는 것이다.
푸홀스는 은퇴 후 5년이 경과하는 2028년 자격 첫 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 된다. 그는 헌액식에서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겠다고 했다. 세인트루이스로 돌아올 때 이미 마음 먹은 일일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푸홀스가 은퇴한 뒤에는 이전 소속팀 LA 에인절스에서 10년간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2011년 에인절스와 10년 2억4000만달러에 FA 계약을 할 때 넣은 일종의 '특약'이다.
특약의 구체적 내용은 내년부터 10년간 푸홀스가 에인절스에 인적 용역(personnal services)을 제공하는 대가로 1000만달러를 받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에인절스와 노무 계약을 체결한 꼴인데, 푸홀스 혹은 에인절스 구단이 계약 자체를 무효할 수 있는 것이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관해 에인절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지난 7일 AP와의 인터뷰에서 "그건 때가 되면 우리가 논의해야 할 일이다. 푸홀스는 아직 선수로 뛰고 있는데, 내년 시즌 중 우리 경기가 열리는 동안 내 옆자리에 그가 앉아 있다면 정말 설레고 신날 것 같다"고 밝혔다.
푸홀스가 작년 5월 에인절스에서 방출될 때만 해도 에인절스와 맺은 '특약'은 없던 일이 될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미나시안 단장은 푸홀스와 에인절스 간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걸 애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나시안 단장의 바람대로 푸홀스가 내년부터 단장 보좌역이든, 지도자든 에인절스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세인트루이스 구단에서는 일을 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