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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에 스러진 한화 이글스 마운드. '괴물 루키' 문동주(19)가 환한 빛을 던졌다. 다만 웃지는 못했다.
총 42번 던진 직구 중 최고 구속은 무려 156㎞에 달했다. 투심(152㎞) 슬라이더(144㎞) 체인지업(141㎞) 등 주요 구종의 구속 또한 직구 못지 않게 괴물다운 면모가 돋보인다.
첫 회가 아쉬웠다. 시작과 함께 황성빈, 잭 렉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전날 역전 만루포의 영웅 이대호를 병살 처리했지만, 1실점은 막을 수 없었다.
4회초 롯데 고승민에게 매서운 타구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유상빈이 멋진 점프 캐치로 막아냈다. 5회초에는 2루타를 친 황성빈이 3루까지 내달리다 객사하는 등 운도 따랐다.
문동주로선 올해 1군 데뷔 이래 개인 최다 탈삼진, 최다 투구수, 최다 이닝(5이닝) 기록을 경신한 기념비적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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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가 부상에 고전하다 시즌아웃 된 데 이어 펠릭스 페냐마저 전날 안치홍의 타구에 안면을 맞고 코뼈 골절로 시즌아웃 된 상황. 앞서 라이언 카펜터-닉 킹험의 동반 부상 이탈에 이은 불운의 연속이다.
경기전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부상은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 박윤철 한승주 김기중 문동주 같은 젊은 선수들이 (외국인 투수들의)공백을 메울 텐데, 기왕이면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 불운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어주기 바란다"며 답답한 속내를 고백했다.
이날 문동주의 호투가 수베로 감독의 속을 뻥 뚫어줬을까. 한화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1픽으로 서울고 김서현까지 확보했다. 비록 현 위치는 순위표 맨 아랫 자리지만, 두 영건의 넘치는 잠재력에 한화팬들은 배가 부를 지경이다.
이날 문동주는 0-1로 뒤진 5회말을 마치고 교체됐다. 한화는 7회 3점, 9회 5점을 추가로 내주며 0-9로 패했고, 문동주는 시즌 2패째 멍에를 썼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