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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32)은 올 시즌 주로 1번으로 출전했다. 시즌 초 3번으로 나가다가 1번으로 올라갔다. 클린업 트리오의 일원인 3번 타자. 클러치 능력이 매우 부족했다.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약했다. 심적인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다. 구단 안팎에서 그렇게 추측했다.
13~14일 대전 KT 위즈전. 터크먼이 4번으로 나섰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최근 찬스에서 좋았다"고 타순 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기존 4번 타자 김인환이 14일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다쳤던 발목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4번으로 첫 출전한 13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 차례 득점권 기회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4타수 1안타.
타석은 계속되고 기회는 또 온다. 6회말 1사 1루에서 우전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상대 실책 때 홈까지 파고들었다. 1-2로 쫓기던 8회말에는 2점 홈런을 쳤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9월 10일 SSG 랜더스전 이후 3경기 만에 홈런을 때렸다. 9월에 3개를 넘겼다.
터크먼은 "앞에 들어온 커브가 제대로 안 맞았지만 다음에 들어오면 잘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공이 또 커브였다. 생각한대로 스윙이 나와 홈런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타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부담도 없고, 타순에 영향받지 않는 스타일이다"고 했다. 타순에 상관없이 상황에 맞게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한화 4번 타자는 노시환, 김인환이었다. 부상으로 노시환이 전력에서 이탈한 뒤 김인환이 자리를 잡았다. 육성선수 출신인 김인환은 4번에서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팀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타순은 바뀐다. 사실상 세 번째 4번 타자인 터크먼이 물음표를 깔끔하게 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