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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수가 왜 2루까지 와서 주자와 실랑이를? 비디오판독 틈탄 옛 동료의 장난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2-09-01 10:35 | 최종수정 2022-09-01 11:01


중견수 노수광의 실랑이. 박찬호가 즐겁게 웃었다. 대전=정재근 기자

중견수가 2루까지 와서 주자와 논쟁을 벌였다? 비디오판독을 틈탄 옛 동료와의 즐거운 실랑이였다.

3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IA가 4-3으로 앞선 6회초 2사 1루. 좌전안타로 출루한 박찬호가 고종욱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박찬호와 하주석의 접전이 벌어졌다.

육안으로는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없었다. 2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자 박찬호가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판독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한화 수비수들도 그 자리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2루 베이스 근처에 멈춘 노수광이 옛 동료 박찬호와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아웃이 확실하니 기다리지 말고 빨리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라'며 박찬호를 자꾸 밀어냈다.

두 사람은 2014년 나란히 프로에 발을 들였다. 노수광은 건국대를 졸업한 후 한화에 입단, 1년 후 KIA로 팀을 옮겼다. 장충고를 졸업한 박찬호는 2014년 곧바로 프로에 진출, KIA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이 KIA에서 함께 뛴 시간은 2년이지만 신인 시절 함께 고생했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았다.

노수광의 짓궂은 시비에도 박찬호는 마냥 웃으며 즐거워했다. 반가운 옛 동료이기도 했고, 세이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느린 화면으로만 알 수 있는 간발의 차로 박찬호의 손이 먼저 베이스에 닿았다. 박찬호는 의기양양하게 헬멧을 다시 썼고, 노수광은 입맛을 다시며 외야로 돌아갔다.

박찬호의 이날 도루는 시즌 31호다. 키움 김혜성(34개)에 이어 2위의 기록이다.


박찬호의 베이스터치와 하주석의 태그가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2루심의 아웃 선언에 강력하게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박찬호

'너 아웃이야. 빨리 들어오래'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어서 들어가자'

손으로 밀어내는 노수광의 장난에 웃음 터트린 박찬호.

세이프 판정에 다시 헬멧을 쓴 박찬호와 중견수 수비위치로 돌아가는 노수광. 박찬호는 시즌 31호 도루를 성공했다. 김혜성(34)에 이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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