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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타자는 "(투수가 나를)보고 던졌다"며 항의했다. 그런데 불씨는 엉뚱한 곳에서 더 커졌다. 양팀 코치진이 충돌했다.
과민반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 훈의 분노에는 이유가 있다. 이미 앞선 2회말, 전준우와 안치홍이 잇따라 한화 선발 남지민에게 직구로 사구를 맞은 뒤였기 때문. 2이닝 동안 3개의 사구를 맞은데다 모두 팀의 중추를 이루는 베테랑들이다. 특히 전준우의 경우 스트라이크 없이 3볼 상황에서 우타자 엉덩이까지 파고든 직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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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 훈은 타석 앞쪽에서 주심에게 가로막힌 상황이었고, 주현상과의 충돌도 없었다. 일이 커진 쪽은 양팀의 외국인 코치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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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남지민의 사구에 롯데 타자들이 불쾌감을 표하자, 수베로 감독이 직접 나서 크게 소리치는 모습이 있었다. 곧이어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자, 한화 로사도 투수코치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달려들 기세로 격한 몸싸움까지 벌였다. '한국 야구문화'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롯데 역시 외국인 코칭 스태프가 많은 팀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을 비롯해 라이언 롱 타격코치, 브랜든 레어드 배터리코치, 로이스 링 불펜코치가 있다. 로사도 투수코치는 롯데 레어드 코치와 언쟁 끝에 폭발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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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선수단의 충돌은 롯데 출신인 조성환 한화 코치와 이대호의 중재로 일단락됐고, 롯데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보복구'는 없었고, 경기는 순조롭게 롯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현장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있었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야구에서는 흔한 일'로 받아들였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