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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타율 .455' 불방망이…KIA 이창진 방황 끝, 커리어 하이 향해 달린다[광주 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7-27 21:39 | 최종수정 2022-07-28 05:33


2022 KBO리그 NC다이노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27일 광주기아쳄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이창진이 4회말 1사 2,3루에서 2타점 우전안타를 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7.27/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본적으로 재능이 있는 선수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외야수 이창진(31)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창진의 야구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인천고 2학년이던 2008년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채 대학 무대에서 와신상담을 노렸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주전 자리는 요원했다. 이듬해 트레이드로 신생팀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으나 백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16년 군 복무를 택해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지만, 전역 후 다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등 시련의 연속이었다. 2018년 KIA로 트레이드된 직후에도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출발해야 했다.

2019시즌 이창진은 133경기서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타율 2할7푼(400타수 108안타), 6홈런 48탈점을 기록하면서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다.

하지만 봄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0시즌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엔 105경기 타율 2할9리(249타수 52안타)에 그쳤다. 어렵게 잡은 기회는 허무하게 날아갈 것처럼 보였다.

올 시즌 이창진은 김석환(23)에 밀려 퓨처스(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4월 21일 콜업 뒤 제 기량을 선보이면서 기어이 주전 자리를 잡았다. 5월 타율 3할3푼3리로 입지를 다진 이창진은 6월 들어 2할6푼4리로 다소 주춤하는 듯 했다. 하지만 7월엔 27일 현재 월간 타율이 무려 4할5푼5리(44타수 20안타)다. 최근 박찬호(27)에 이은 2번 테이블세터 자리에 배치될 정도로 타격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KIA 벤치를 웃음짓게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창진의 반등 배경을 두고 "타격 폼에 흔들림이 없다. 사실 기본적으로 재능이 있는 선수인데 부상, 부친상 등 안 좋은 상황이 겹쳐 최근 좋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허리 통증이 없어졌고, 몸 상태도 좋다. 자신감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창진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레그킥을 버리는 쪽으로 폼을 수정했는데, 그 부분이 주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휴식 후 체력이 회복되면서 좋은 모습이 이어지는 것 같다"며 "(테이블세터 자리에서) 내가 어떻게든 출루하면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해결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부담을 내려놓고 출루에만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시즌 초반엔 짧은 시간 좌절하기도 했지만, 팀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했다"며 "지금이 기회인 것 같다. 어느덧 서른이 넘었지만, 아직 내가 보여줄 날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어온 프로 인생, 30대에 접어들며 비로소 꽃을 피우고 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에 도전하는 이창진의 후반기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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