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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이심전심' 포수의 마음은 포수가 알았다.
플레이 도중 홈에서 충돌한 상대 팀 선수가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있자 안방을 지키던 포수는 걱정되는 마음으로 상태를 살폈다.
이날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킨 LG 유강남과 두산 박세혁은 안정감 있는 리드로 경기를 이끌어나가고 있었다.
LG가 4대2로 리드하고 있던 6회 2사 이후 박세혁이 우중간을 가르며 2루타를 만들어냈다. 김재호의 우익수 앞 안타 때 주력이 있는 박세혁은 3루 베이스를 밟고 과감하게 홈을 향해 쇄도했다.
우익수 문성주의 홈 송구와 동시에 슬라이딩해 들어오던 박세혁. 안방을 지키고 있던 유강남은 주자를 잡기 위해 미트를 쭉 뻗어 태그를 시도했다. 초접전 상황 속 미트가 타자 헬멧에 스치며 태그가 이뤄졌다.
이때 눈 쪽에 충격이 가해진 박세혁이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 모습을 발견한 유강남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뒤 주자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지난 시즌 LG 김대유의 패스트볼에 얼굴을 맞고 안와골절 판정 후 수술까지 받았던 박세혁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같은 포수로서 미안한 마음이 더 컸던 유강남은 몸을 추스르고 있던 박세혁에게 다가가 "형 괜찮아요?"라고 말을 건네며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어줬다.
자신의 힘으로 일어난 박세혁도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구심은 유강남의 태그가 박세혁의 발보다 먼저 태그됐다고 선언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원심 그대로 아웃이었다.
7회에는 두산 페르난데스가 LG 유강남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진해수의 2구째 137km 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한 페르난데스의 배트가 포수 마스크에 스쳤다. 순간 배트에 맞은 유강남은 또 한 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도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페르난데스도 고의가 아니라는 제스처를 여러 차례 취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조인성 코치가 그라운드에 나와 포수의 상태를 살폈다. 유강남은 가볍게 몸을 푼 뒤 벤치를 향해 뛰는 데 문제없다는 시그널을 보낸 뒤 9회까지 안방을 지켰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했던 주말 3연전은 LG가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지만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 선수들의 동업자 정신은 양 팀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한 주의 시작 LG는 삼성을 홈 잠실구장으로 불러들여 주중 3연전을 치른다. 13일 LG는 플럿코, 삼성은 수아레즈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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