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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맡겨만 주세요' 1군에 콜업된 첫날. 경기 도중 포수 자원을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 감독은 내야수 김민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17일 잠실구장. 경기 초반 두산 선발 이영하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SSG 타선이 2회까지 8점을 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결국 경기 후반 승부는 9대9 원점으로 돌아갔다. 12회 연장 혈투 끝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두산은 7명, SSG는 8명의 투수를 소모했다.
경기는 아쉽게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군 선수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두산 내야수 김민혁이었다. 이날 1군에 콜업된 김민혁은 경기 중반 갑작스럽게 생긴 포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주포지션은 내야수인 김민혁은 팀을 위해 프로 데뷔 첫 포수 마스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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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프로텍터와 미트를 급히 끼고 1루 더그아웃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 김민혁은 1군 콜업 첫날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8대4로 뒤지고 있던 6회말 2사 3루 안재석 타석 때 대타로 올 시즌 첫 타석에서 들어선 김민혁은 베테랑 고효준을 상대로 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잘 떨어진 133km 체인지업을 한 손을 놓으며 가볍게 툭 맞췄다. 이 타구는 유격수 박성한이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하며 적시타로 연결됐다. 1루 베이스에 도착한 김민혁은 유니폼에 입을 맞추며 환호했다.
이어진 7회초 두산 수비. 프로 데뷔 첫 포수로 출전한 김민혁은 투수 김명신과 사인을 맞췄다. 선두타자 김민식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김성현은 1루 땅볼 처리하며 안정감 있게 투수를 리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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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무사 1,2루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민혁은 또 한 번 안타를 날리며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이후 조수행의 희생플라이 때 태그업 후 몸을 날려 득점까지 올린 김민혁은 환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기회를 준 감독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제대로 준비도 못한 상황에서 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와 6이닝을 완벽하게 소화한 두산 김민혁은 홈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2018년 9월 23일 NC전 이후 1,333일 만에 1군 경기에서 안타, 그것도 멀티히트를 기록한 포수 김민혁에게 이날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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